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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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수갑을 찬 채 줄줄이 걸어 나오는 장면을 보았네요. 그때까지도 잘 몰랐는데, 탐사 취재를 통해 한국인에 대한 취업사기, 납치, 감금, 폭행, 가혹행위 등 끔찍한 사례들을 알게 되었네요. 영화 <범죄도시>와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게 너무나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네요. 몰라서 당하고,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금융 범죄의 실체를 고발하는 책이 나왔네요.

《범죄의 심리학》은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소장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한때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들에게 수천 개의 대포 통장을 양도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형기를 마친 뒤에는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언론, 방송, 유튜브에서 금융범죄 예방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금융범죄는 특정 누군가를 노리는 범죄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잠재적 피해자라고 하네요. 사기를 당한 사람만이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에 쓰일 줄 모르고 통장이나 휴대전화를 만들어준 사람, 범죄 수익금인 줄 모르고 인출, 전달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까지 모두 피해자인 거죠. 문제는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범이 되어 처벌받는다는 거예요. 처음엔 알바가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고 시작해도 중간에 그만둘 수 없는 것은 협박을 받기 때문이에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범죄에 연루되어 형사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범죄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범죄자들이 어떻게 우리의 심리를 훔치고 조종하는가를, 실제 범죄 사례별로 소개하고 있어요. 스마트폰을 좀비폰으로 만드는 8단계, 계좌 정지 공포로 협박하는 방법, 피해자의 돈과 물건이 세탁되는 과정, 알바 피해자가 형성되는 과정, 범죄 수익금 세탁 과정, 메신저 피싱, 딥페이크/ 딥보이스 기술을 악용한 범죄수법, 기업이나 경찰, 검찰 사칭 수법, 평범한 일반인이 범죄수익금 수거책으로 깊게 빠져드는 과정, 금융 기관 사칭 보이스 피싱, 내구제(불법, 편법) 대출사기, 팀미션 사기, 부업 알바 사기, 성매매 사칭 사기, 외도 협박 보이스피싱, 출장 세차 사칭한 차 절도, 장기 매매 피싱, 가짜 사이트 사기, 신뢰를 이용한 사기, 가짜 사이트 판매자 사기, 중고물픔 비대면 삼자 사기, 직거래 편취, 데이팅 앱 사기, 노쇼 사기,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몸캠 사기, 비대면 사채의 비밀, 대포 통장 사기 등등 각종 범죄 수법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피해자의 심리를 조종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대처법과 예방법을 알려주네요. 무료 혹은 고수익을 미끼로 한 알바는 그 자체로 극히 위험한 범죄 신호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해요.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SNS에 올라오는 광고나 문자로 오는 대출 광고, 전화로 걸려오는 광고, SNS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의 감언이설과 회유에 절대 대응하지 말라는 거예요. 모든 범죄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전화 통화든, SNS 대화든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범죄의 문이 열린다는 거예요. 따라서 모르는 사람과는 일절 대화하지 않는 것이 예방 철칙이네요. 이 책을 통해 전 국민이 금융 범죄의 실체를 알게 된다면, 적어도 여기에 나온 범죄 수법에는 속아 넘어가는 일이 없을 거예요. 지독한 범죄집단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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