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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ㅣ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묾 세계문학의 첫 시리즈 사랑 3부작이 나왔어요.
"시대를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고전문학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네요.
첫 번째 이야기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의 《첫사랑》이네요. 역시나 첫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시작이자 인생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강렬한 상징적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누군가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네요. 중년의 남자 셋이 모여 한밤중에 꺼낸 대화의 주제가 첫사랑이었네요. 한 사람은 첫사랑의 기억이 너무 어릴 때라서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다른 한 사람은 현재의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고, 양가의 아버지가 나서서 결혼시킨 경우라서 달리 할 이야기가 없는데, 마지막 남은 사람은, "제 첫사랑은 정말로 평범하지 않습니다." (31p)라고 말했기에 다들 들려달라고 요청했어요. 근데 말재주가 없다면서 노트에 적은 후에 나중에 읽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는 2주 후에 다시 만나 그 약속을 지켰네요. 이 소설은 그가 노트에 적은 내용이네요.
"당시 나는 16살이었다. 그리고 이 일은 1833년 여름에 일어났다." (32p)
이반 투르게네프는 스스로 이 작품을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자 '유일하게 다시 꺼내 읽는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투르게네프의 어머니는 매우 부유한 지주였고, 아버지는 젊고 외모가 뛰어났지만 가난한 군 장교였다고 하네요. 이 책에 《첫사랑》과 함께 수록된 《무무》라는 작품은, 투르게네프의 어머니가 거주했던 모스크바 오스토젠카의 생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이 작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짐작해보네요. 열여섯 살의 소년에게 첫사랑은 '참새의 밤'과 같았네요. 러시아에서는 뇌우를 동반한 짧은 여름밤을 일컬어 '참새의 밤'이라고 부른대요. 그녀는 푸슈킨의 시, <그루지야의 언덕 위에서>를 낭독한 뒤에 이렇게 말했어요.
"'내 가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 시가 이래서 좋아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지만, 실재하는 것보다 더 낫고 어떨 땐 진실보다 더 와닿으니까요··· '내가 가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는 사랑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니까요!" (90p)
첫사랑은 달콤한 고통을 주었고,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겨버렸네요. 도대체 사랑은 뭘까요.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각자 느끼는 사랑을 통해 스스로 이해할 따름이네요. 《무무》에서 게라심이 강아지 '무무'에게 느끼는 사랑도, 다른 이들과의 사랑에 못지 않다는 것, 다만 사랑한 적 없는 이들만이 잔혹해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