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이 나에게 - 좋은 연애 소설, 어쩌면 그것은 작은 구원이다 나에게
오정호 지음 / 몽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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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달달한 사랑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야 할 책이구나 싶었네요.

《연애 소설이 나에게》는 연애 소설과 함께 해온 오정호 님의 인생 이야기네요.

EBS 교양 PD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연애라는 진부하고 세속적인 인간의 행위가 우리 마음속 우주를 더 넓고, 더 깊게 만든다는 사실, 연애 소설은 에로티카, 로맨스, 러브 스토리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래요. 연애 경험이 많다거나 연애 소설만 읽는 건 아니라는 저자가 왜 연애 소설에 주목했는지, 스물일곱 편의 소설과 스물두 개의 단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몽스북 에세이 시리즈 '나에게 시리즈' 세 번째 에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책 자체가 작고 귀여운 사이즈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네요. 겨우 두 권 읽어봤지만 '나에게 시리즈'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저자들이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서 솔직하게 마음껏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재미있어요. 이번 책은 '연애 소설'이 주제인만큼 그에 어울리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그 가운데 '테네레의 나무'가 인상적이네요. 아프리카 니제르의 사하라 사막에서 홀로 외롭게 서 있었다는 나무. 주변 400km 내에 나무라고는 테레네의 나무 한 그루뿐, 나이는 3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근데 이 나무를 술 취한 운전사가 들이박았고, 나무는 산산이 쪼개지고 말았는데, 이 부러진 나무는 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더라는 이야기예요. 이 나무와 연애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그건 바로 "당신을 부러뜨리는 연애가 좋은 연애다." (24p) 라는 교훈을 전하기 위해서네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연애는 이런 희한한 교통사고와 비슷하고, 어쩌면 당신은 테레네의 나무였을 거라는 저자의 해설이 절묘했네요. 연애를 하면서 자신이 알던 '나'를 돌아보고 상대와 맞춰가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부러짐'으로 표현한 거에요. 참으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연애 소설을 읽으면서 몽글몽글한 감정도 좋지만 내면의 고뇌, 치열한 갈등 속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거든요. 물론 현실의 연애는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의 인생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영화처럼 아름답지 않아도, 설사 나쁘게 끝난 연애일지라도 한참 세월이 흐르고 나면 추억이 되듯이, 아프고 괴로운 건 싫지만 사랑으로 아팠던 사람은 결국 사랑으로 회복하잖아요.

"대부분의 연애는 고통이다. 이미 끝났지만 끝이 나지 않은 연애,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끝난 연애는 우리에게 고통을 준다. 그 고통 때문에 다시는 연애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흔들린다. 왜 우리는 사랑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나의 미스터리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포구를 향한 지독한 항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오디세우스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것은 이타카가 아니라 이타카로 가는 길이었듯, 우리를 더 깊은 존재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135-140p)

요즘 MZ세대들은 효율성을 따지다가 시간과 감정적 소모가 싫어서 자발적 솔로를 고집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길 들었어요. 마음으로 하는 사랑을 머리로 따져보고 계산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그런 이들에게 연애 소설을 적극 추천하네요. 좋은 연애 소설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 어쩌면 작은 구원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기에, 부디 많은 사람들이 잘 읽고 뜨겁게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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