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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생각한다 -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꽤 오래 전에 봤던 영화 <언더 더 스킨>에서는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외계인이 등장해요.
굉장히 충격적인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지만 인간과 외계인의 관계를 보면서 '인간 = 동물'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소름 돋았던 기억이 나네요.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하며 많은 것들을 파괴해왔고, 지구에서 가장 잔인하고 위험한 동물이 되고 말았네요.
《동물은 생각한다》는 독일 철학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이 다른 동물들에게 얼마나 공정하지 못한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한때 동물원장을 꿈꾸는 소년이었지만 학창 시절의 재미없는 생물 시간 때문에 그 꿈은 깨졌지만 늘 동물에 대한 사랑과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동물 윤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영국이나 미국과 달리 독일의 동물권 운동은 1980년대 말에야 서서히 시작되었고,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시기에 동물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시민 중심의 동물보호 활동이 활발해졌고, 2010년대 이후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네요. 2023년 동물보호법이 31년만에 전부 개정되어 동물이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강화되었네요. 지금은 동물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진화적 관점에서 간략하게 살펴보고, 인간과 동물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현대적 동물 윤리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어요.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동물 자원을 제멋대로 이용하면서 인간이 주변 봉물보다 우월하다는 의식 속에서 완전히 낯선 관계를 만들어냈어요.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왜곡된 사랑과 무자비한 착취, 의도치 않은 학대로 이어져 왔네요. 저자는 인간이 오늘날 지구를 지배하지만 자기 자신은 지배하지 못한다고, 단일체로서의 인간은 없고 대신에 70억 명이 훨씬 넘는 상이한 개체만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도 인류를 책임지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인간 중심주의적 사회에서 인간 동물학적 사회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새로운 동물 윤리의 실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갈 길은 멀다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이 자연에서의 자기 자리를 지금까지와 다르게 정의 내린다고 해서 당장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인간이 다른 생명들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환경 문제처럼 동물 문제도 우리에게 없어도 되는 것들을 일부 포기할 각오를 해야 개선할 수 있고, 뭔가 알고 있다는 불확실한 전제 대신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무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인간의 자기 이해와 윤리를 시대의 눈높이에 맞추어 실천가능한 모든 것을 이끌어내는 거예요. 인간 스스로를 알아야 동물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네요. 인간 동물과 동물의 권리 그리고 인간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배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