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전 시집 -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탄생 100주년 · 서거 70주년 기념 시집
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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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시는 알지만 시인의 삶은 모르고 있었네요.

요절한 천재 시인 박인환, 2026년은 박인환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자 서거 7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네요.

《박인환 전 시집》은 시인의 짧지만 강렬했던 생애와 문학 세계를 담아낸 기념시집이네요.

이번 시집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인 박인환의 문학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그의 생애를 소개하고, 그의 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실었다고 하네요. 박인환 시인이 발표한 시 원문에 충실하되 현행 맞춤법을 따랐고, 시인이 구사한 독특한 단어나 용법은 살렸다고 해요. 여기에 생전에 신문과 잡지에 기고했으나 기존 시집에 수록되지 않았던 작품들과 영화평론 한 편, 산문 세 편을 함께 수록하였고, 마지막 부록에는 문학평론가 조명제 박사가 쓴 <조명제 교수의 시인 박인환>과 민윤기 시인의 <박인환 시를 위한 여행> 그리고 <박인환 시 발표순 목록>, <박인환 연보>가 있어서 이제껏 알지 못했던 시인의 삶을 톺아볼 수 있네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 로 시작되는 <목마와 숙녀>라는 시를 썼다는 것 외에는 시인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네요. 해방 후 한국 모더니즘 시를 개척하고 정착시킨 영원한 댄디 보이, 명동의 모던 보이, 명동백작으로 불리던 박인환 시인은 종로3가 낙원동 입구에 '마리서사'라는 이름의 서점을 운영하며 당대 수많은 시인과 소설가들과 문학 예술을 교류했다고 하네요. <세월의 가면>은 술자리에서 즉석에서 썼고, 이진섭도 그 자리에서 곡을 붙여서 나애심이 노래를 부르면서 탄생된 명시이자 명곡이라고 해요.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1976년 박인희가 부른 <세월이 가면>을 들을 수 있었네요. 시를 낭송할 때는 몰랐는데 선율이 더해지니 마음 한 켠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 낯설면서도 익숙한, 말도 안 되는 감정이라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되더라고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그 눈동자 입술은 / 내 가슴에 있네." 라는 첫 소절을 내레이션으로 시작하여, "바람이 불고 / 비가 올 때도 / 나는 / 저 유리창 밖 가로등 /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 그 벤치 위에 / 나뭇잎은 떨어지고 / 나뭇잎은 흙이 되고 / 나뭇잎에 덮여서 / 우리들 사랑이 / 사라진다 해도···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그 눈동자 입술은 /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를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데 통기타 반주와 어우러져서 참으로 아름다웠네요. <세월이 가면>이 발표된 지 일주일 남짓 지나 세상을 떠났기에, 그의 묘비에 시 첫 구절이 새겨져 있다고 해요. 박인환 시인이 발표한 마지막 작품은 1956년 3월 17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죽은 아폴론>으로, 시의 마지막 연은 "무한한 수면. / 반역과 영광. / 임종의 눈물을 흘리며 결코 / 당신은 하나의 증명을 갖고 있었다. / '이상 李箱'이라고." (83p)이며 흠모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네요. 버지니아 울프를 사랑하고, 천재 시인 이상을 그리워하다가 짧은 생애를 마감한 박인환 시인의 모든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동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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