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피디아 - 트럼프 알고리즘을 해부하다
이지윤 지음 / 마음의숲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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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국제 이슈에서 이 사람을 빼놓고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8개 이상의 전쟁을 멈춘 공로에도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평화만을 생각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며 "우리가 그린란드에 대해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권을 가지지 않는 한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노르웨이 총리에게 보냈다고 하네요. 그간 공공연히 이 상을 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긴 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불만을 터뜨리면서 막 나갈 줄은 몰랐네요. 군사작전으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압송한 뒤 석유 산업을 강탈하더니 그린란드까지 노리고 있네요. 국제 질서와 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면 지금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부르기 어려울 것 같아요. 미국이 구축한 자유무역과 규범의 질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스스로 허물고 있네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트럼피디아》는 현직 국제부 기자의 시선으로 본 트럼프 알고리즘 분석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지난 1년간 트럼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국제 질서를 취재하고, 매주 <트럼피디아>라는 컬럼을 연재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네요. 그건 트럼프가 생각보다 일관된 사람이라는 것, 당장 내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참모들이 그에게 어떤 선택지를 제시할지는 예상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는 트럼프 세계에 존재하는 알고리즘, 그 작동원리와 키플레이어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트럼프 세계의 주요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1946년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싸우는 투사를 좋아한다. 정치적·금전적 이익을 가져오는 자를 곁에 둔다. 의견이 100% 일치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승리'를 증명한 사람은 존중한다. 도덕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 (15p)라는 설명이 인상적이네요. 백악관 사람들로는 JD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스티브 밀러 부비서실장,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 나탈리 하프 비서, 톰 호먼 국경 차르,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행정부 참모들로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마가 진영 인사들로는 스티브 배넌, 로라 루머, 찰리 커크, 그리고 실리콘밸리 보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연방 상하원의원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 그야말로 트럼프 충성파들만 모아 놓았네요. 트럼프 관련 뉴스에서 언급되는 인물들이라서 그간의 돌발 발언과 충격적 정책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됐네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브론웬 매독스 대표는 BBC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고위급 인사와의 개인적 관계가 특히 중요하다" (302p)라고 했는데, 실제로 소수의 측근을 기용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고, 핵심 인사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네요. 실력보다는 개인적 친분으로 채워진 행정부 인사라니, 무엇보다도 왕이 되고 싶은 트럼프의 욕망을 간파하고 충성을 다하는 참모들의 모습이 어쩐지 낯설지가 않네요. 겉으로는 트럼프 일극 체제가 완성된 듯 보이지만 물밑에서는 강성 마가 진영부터 전통 보수, 테크 우파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계파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네요. 나에게 이득만 된다면 뭐든 괜찮다는 사고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자신을 1호 영업사원이라고 떠벌리고 몰래 나랏돈을 제 주머니에 채우는 것도 모자라서 권력 독점과 장기 집권을 꿈꿨던 자를 떠올리게 되네요. 미국의 앞날을 알기 위해서는 크게 변하지 않을 상수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고, 그건 트럼프와 그를 지지하는 절반의 미국인들이라는 저자의 분석이 예리하네요. 트럼프는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 인물이며 겉보기엔 즉흥과 모순의 연속이지만 결국 자신이 만든 생존 시스템에 충실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브레이크가 없으니, 그 끝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트럼프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깔끔한 분석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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