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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ㅣ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지현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유독 겨울에 슬픈 발라드 노래를 많이 듣게 되네요.
우리는 왜 사랑하면서 힘들어하는 걸까요... 사랑은, 정말이지 알 수 없어요.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수많은 단편 소설 중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 일곱 편을 엮어낸 책이에요.
첫 번째 작품인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은 사후 발표된 유작 중 한 편이며, 「에스콰이어」 1941년 7월 호에 수록되었다고 하네요. 첫사랑과의 추억과 재회를 다루고 있는데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문득 영화 <오! 수정>이 떠올랐네요. 함깨했던 시간들은 각자의 기억 속에서 서로 다른 세계로 존재하고,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겨울 꿈>은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를 구상하던 시기에 집필한 작품이며, <분별 있는 일>과 함께 비극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과 <컷글라스 그릇>, <얼음 궁전>은 판타지 혹은 초자연적 단편으로, "천 개의 눈에서 얼음 같은 빛줄기를 뿜고, 왜곡된 반짝임들이 뒤엉켜 하나로 섞여 있는" (329p) 듯한 예민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네요. 맞닿아 있을 때는 한없이 뜨겁지만 떨어지는 순간 확 식어버리는, 이후에는 차가운 냉기에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사랑했던 마음인 것 같아요.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해낸 작품은 <분별 있는 일>, 혼자인 게 싫어서 결혼을 원하는 남자는 자기 연민에 가득한 독백을 늘어놓고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마음이라는 걸 알아차린 그녀는 분별 있는 선택을 했네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남자가 결국엔, 마지막 입맞춤을 통해 깨닫는 장면이 놀라웠어요.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그녀와의 4월은 끝났지만 새로운 4월은 돌아오겠지요.
"이대로 계속해 봤자 소용없어." 그녀가 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있었다. 생각하느라 그랬던 건 아니다. 이미 두 사람 사이가 끝났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답하기 전에 잠시 기다린 것뿐이었다. 어떤 말을 해도 지금 하려는 말보다 더 잔인하게 들릴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조지, 난 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 아마 앞으로도 당신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 거야. 두 달 전에 당신이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당신과 결혼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게 분별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그는 이성을 잃고 퍼부었다. 다른 남자가 있는 게 아니냐고,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아니야, 다른 남자 없어."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106p)
··· 그녀에게 입을 맞추는 바로 그 순간, 그는 문득 깨달았다.
아무리 영원을 헤맨다 해도, 잃어버린 그 4월의 시간만큼은 결코 되찾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 그래, 이제 흘려 보내자, 그는 생각했다. 4월은 끝났다. 4월은 끝이 났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랑이 있지만,
그 어떤 사랑도 두 번 다시는 같은 얼굴로 찾아오지 않는다. (121-12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