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천자문 -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천년의 지혜
허경진 지음 / 빌리버튼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천자문 하면 자동으로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을 읊었더랬죠.

근데 딱 거기까지, 유행하는 노래처럼 많이 들어봐서 익숙해진 것이지 제대로 배워 본 적은 없네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훈장님이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했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엔 한자를 쓸 줄 모르면서 그냥 음으로 익혀서 얼추 흉내내다가 나중에 기본 한자들을 배우면서 각각의 한자 뜻은 알게 되었지만 천자문의 내용까지는 살펴보지 못했네요. 알지만 아는 게 아닌, 바로 그 천자문을 제대로 읽고 음미할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마흔에 읽는 천자문》은 허경진 교수가 <주해 천자문>을 바탕으로 천 개 글자에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쉽게 풀어낸 책이네요.

저자는 천자문을 왜 마흔에 읽어야 한다고 했을까요. 고교 시절부터 대학원에 입학할 때까지 시를 썼고, 대학원에서는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목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퇴임할 때까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저자는 마흔이 되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시 본 천자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다고 하네요. 어린 시절엔 뜻도 모르고 암송하던 문장인데, 마흔에 다시 읽으니 그동안 놓쳤던 진정한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대요.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천년의 지혜'라는 부제에서 짐작하듯이, 천 글자 속에는 삶을 이루는 거의 모든 주제가 응축되어 있기에 단순한 한자 교재를 넘어 인생의 교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해주네요. 천자문은 그냥 1,000개의 한자가 아닌 네 글자를 한 구절로 하고 다시 여덟 글자 두 구절이 한 문장으로 완성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천자문의 첫 네 글자인 '하늘 천 天, 땅 지 地, 검을 현 玄, 누를 황 黃'은 '천지현황 天地玄黃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이라는 한 구절을 만들고, 다음에 나오는 네 글자인 '집 우 宇, 집 주 宙, 넓을 홍 洪, 거칠 황 荒'은 '우주홍황 宇宙洪荒 (우주는 넓고도 거칠다)'이라는 한 구절을 만들어서, 이 두 구절이 합쳐진 하나의 문장이 완성되는 거예요. 이렇듯 각각의 뜻과 의미를 담고 있는 250개의 구절과 125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문장의 내용이 중국의 신화와 역사 그리고 동아시아 문명의 탄생과 발전 과정은 물론 논어, 맹자와 같은 고전의 정수를 담고 있으니 천년의 지혜라고 표현한 거예요. 천자문의 첫 여덟 글자, 즉 첫 문장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뜻하며 세계와 우주가 인간의 탄생 이전에 존재했던 천지창조와 광활한 우주 이야기로 시작하여, 옛 성군들의 역사, 인간 도리와 군자의 미덕, 현명한 삶의 지혜, 위대한 제국을 세우고 걸출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역사 이야기와 평온한 삶을 위한 가르침, 세상의 이치를 다루고 있네요. 각 문장의 뜻을 헤아리며 사유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배움이 싹트네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자문은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양나라의 황제였던 무제가 신하 주흥사를 시켜 만든 서책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널리 읽힌 한자 입문서였네요. 조선 시대에는 아이들이 다섯 살이 되면 서당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책이었고, 명필들에게는 글씨를 연습하는 본보기 책이었으며, 성인들에게는 평생을 함께하는 귀한 삶의 지침서가 되었다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와 지혜를 전해주고 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