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삶은 보통의 날들로 이루어진다 - 리추얼이 만드는 일상의 회복력
펄 카츠 지음, 정영은 옮김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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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무언가를 잃어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하잖아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평범한 보통의 날들이라는 것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두가 알게 되었죠.

《단단한 삶은 보통의 날들로 이루어진다》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과 펄 카츠 교수의 책이에요.

이 책은 리추얼이 만드는 일상의 회복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대부분 매일의 일상에서 많은 일을 정해진 방식대로 수행하며,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는 루틴, 규칙, 의식, 의례, 습관 등등 다양한데, 여기에서는 이런 행위를 '리추얼'이라는 단어로 통일해 사용하면서 리추얼의 긍정적 측면을 다루고 있어요. 자유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리추얼은 행동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자유를 제한하는 의식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리추얼이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리추얼의 수행이 어떻게 역설적으로 심리적 자유를 주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한마디로 리추얼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우리가 제대로 아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뇌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늘 여러 생각을 하며 떠돌지만 루틴한 행동이나 의례화된 활동을 하는 중에는 더욱 자유롭게 방황한다고 한다. 일상 리추얼은 그런 면에서 창의와 혁신,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운동은 뇌의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쾌감을 주고 정서적으로는 마음을 해방시킨다. 24년간 꾸준히 달리기를 해온 에밀리 골드먼은 달릴 때의 상태를, '마음이 아주 쉽고도 빠르게 일종의 무아지경 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느낀다. 이런 상태에서는 문제의 분석이나 해결이 한층 수월해진다(석사 학위 논문 내용의 거의 대부분을 장거리 달리기 중에 떠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기를 할 때면 일상의 잡념은 사라지고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이 그 순간 그곳에 있는 것 같은 깊은 평온함이 찾아온다.' 라고 표현했다." (20-21p)

일상 리추얼의 중요성을 알게 되니, '걸어다니는 시계'로 불렸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떠오르네요. 아침 5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들 때까지 하루 일정이 시간별로 딱 정해져 있고, 공간도 엄격히 관리해서 매일 산책하는 코스도 일정해서 이웃들은 칸트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였대요. 칸트가 이토록 엄격한 시간 관리를 실천한 데에는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탓이 큰데, 이런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규칙적인 생활 습관 덕분에 일흔아홉 살까지 살았다고 하니 리추얼의 대표 사례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아니어도 이 책에는 저자가 연구와 면담을 통해 소통했던 개인들의 사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각자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어떻게 리추얼로 극복해냈는가를 확인할 수 있네요.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칸트의 말을 빌려 설명하자면, 우리가 리추얼이 무엇인지를 알고, 리추얼화된 행동을 할 때 리추얼이 지닌 놀라운 해방의 힘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리추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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