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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 세계 명시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쩜 이리도 이쁘게 표현했을까요.
'그대'는, 분명 사랑하는 사람일 테니, 말 한 마디도 허투루 전하지 않겠다는 뜻이겠지요.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김옥림 시인이 엮고 쓴 '세계 명시 필사책'이네요.
표지에는 꽃들이 활짝 피어 있어서, 책 자체가 선물 같아요. 이 책에는 세상의 모든 시들 가운데 아름다운 일흔네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각 시마다 김옥림 시인의 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네요. 책의 구성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손끝으로 쓰는 우리 시'와 '내게로 와서 사랑이 되었다 - 펜 끝에 스며드는 세계의 시'로 나뉘어져 있어요. 한 편의 시를 읽고 필사하면서 시의 세계를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지,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어요. 시와 친하지 않더라도 여기에 수록된 시들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명시라서 읽고 음미하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어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를 통해 삭막했던 마음에 단비가 내린 듯, 뭔가 촉촉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이 있네요.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다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맑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 기억하라 / 만약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202-204p)
미국 시인 샘 레벤슨(Sam Levenson)의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 Time Tested Beauty Tips>라는 시인데, 오드리 헵번이 숨을 거두기 일 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시를 두 아들에게 들려주었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사랑받은 오드리 헵번은 은퇴 후에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평생 헌신적인 봉사를 실천하여 수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를 몸소 보여줬어요. 마치 오드리 헵번의 삶을 이야기하는 듯한 이 시를 읽으면서 아름답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네요. 좋은 시들을 읽으면서 맑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느꼈고, 스스로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랑에 대해 이토록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단순히 말뿐만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좋은 시란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끌어주는 힘을 지닌 것 같아요. 그리고 필사는 그 긍정의 힘으로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훈련인 것 같아요. 올 한 해는 이 책과 함께 한 걸음씩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