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영어 문장들 - 교양과 영어를 한번에 챙기는 영문 필사집
노지양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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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똑같은 하루, 똑같은 하늘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요. 아주 가끔, 감수성을 자극하는 순간이네요.

무뎌진 감성이 반짝, 살아나는 그 순간이 참으로 소중하네요. 불현듯 찾아오는 순간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제는 스스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네요. 모두가 잠든 시간,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써 보는 거예요. 책을 읽다가 밑줄 그어 놓은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거나,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간략하게 쓸 때도 있어요. 하루종일 밖으로 향했던 눈을 잠시 내면으로 돌리면 그제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소란스러웠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면 묵직한 돌맹이, 뾰족한 가시들이 드러나는 거죠. 무엇이 그리 무거웠고, 아팠는지...

요즘은 좋은 필사집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 읽어 보지 않은 작품들을 알게 되고, 다양한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토록 아름다운 영어 문장들》은 베테랑 번역가 노지양님이 번역하고 해설한 영문 필사집이에요.

이 책에는 저자가 고른 고전 문학 소설, 에세이, 희곡, 시, 그리고 영화와 자기계발서 속 아름다운 영어 문장들로 채워져 있어요.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필사책과 동일해요. 왼쪽에는 엄선한 문장이 나와 있고, 오른쪽에는 그 문장을 따라 적을 수 있는 빈 노트가 있는데, 여기에는 특별히 영어 문장과 관련된 인물이나 작품에 관한 해설이 추가되어서 흥미롭네요.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분야를 만날 수 있어서 아직 필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네요. 영어 문장들을 계속 읽다 보니 짧지만 나름의 영어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좋으면 계속 하게 되니까 영문 필사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네요. 특히 영화 속 대사들은 영어 원문보다 더 멋진 번역문에 감탄하면서 추억의 명화 극장이 떠올라서 즐거웠네요. 소설로도 읽고, 영화로도 봤던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의 명대사인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22p)를 원문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으로 보니 감흥이 떨어지네요. 요즘 다시 읽으면서 더욱 좋아진 <오즈의 마법사>에서 나오는 명대사를 읽고 쓰면서 용기와 지혜를 얻은 느낌이네요.


"Toto, I've a feeling we're not in Kansas anymore. 토토, 여기는 더 이상 캔자스가 아닌 것 같아. / You've always had the power my dear, you just had to learn it yourself. 너에게는 원래부터 힘이 있었단다. 그 사실을 스스로 배우기만 하면 돼. / What Makes A King Out Of A Slave? Courage! 노예를 왕이 되게 만드는 것 무엇? 용기! / A Heart Is Not Judged By How Much You Love, But How Much You Are Loved By Others. 마음의 크기란 네가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았는지로 정해질 수 있어." (34p)

▶ 영화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의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영화의 많은 장면이나 대사가 문학, 대중문화에서 일상에서 수시로 인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문장들의 맥락을 알고 있으면 이해가 훨씬 빠를 수 있다. 첫 번째 대사는 "이곳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한 곳이 아니다."라는 말의 대체어가 되었다. 두 번째 대사는 착한 마녀 글린다가 도로시에게 하는 대사다. 도로시가 사실은 구두만 부딪히면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며 우리가 애타게 찾고 있는 진실은 이미 갖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교훈을 준다. 세 번째 대사는 겁쟁이 사자가 하는 대사로 이 뒤에 "무엇이 돛대 위의 깃발을 휘날리게 하는가? 용기! 무엇이 스핑크스를 일곱 번째 불가사의로 만드는가? 용기!" 등 혼자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대사가 이어진다. 네 번째는 오즈의 마법사가 심장을 원하는 양철 나무꾼에게 하는 말로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심장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35p)


수많은 필사집 가운데 이 책만의 장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영화, 고전 소설, 시 등 150편을 두루두루 짧은 시간에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베테랑 번역가인 저자의 번역과 해설로 영어 실력과 교양까지 쌓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명대사, 명문장 한 줄이 주는 강렬한 힘, 한참이나 잊고 있었던 명작들을 다시 꺼내 보고 싶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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