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기쁨 1 - '신의 물방울' 저자 아기 다다시
아기 다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신의 물방울>이란 일본 만화가 인기라고 한다. 바로 와인을 주제로 한 만화인데 이 만화로 인해 와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다. 와인과 만화라는 주제와 친숙하지 않은 탓일 것이다.

와인하면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술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그런 와인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보고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신의 물방울>의 작가 아기 다다시가 쓴 책 <와인의 기쁨>은 만화가 아닌 글로서 와인의 매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기 다다시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을 말한다. 아기 다다시 A가 이 책을 썼고 아기 다다시 B는 남동생으로 함께 만화<신의 물방울>을 4년째 연재하고 있다.

필명을 함께 쓰는 것도 기발하고 재미있지만 그들의 표현력은 그 이상이란 생각이 든다.

아기 다다시 남매는 에세조 1985년산을 통해 와인과 운명적인 만남,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 운명의 와인 덕분에 와인 마니아의 길로 접어들었고 <신의 물방울>이란 멋진 작품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맛이었길래 운명적인 감동이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비록 그 맛을 느껴볼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그 맛을 떠올려 볼 수는 있다.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와인 가격이 비싼 우리 나라의 경우 와인을 즐기기에는 두툼한 지갑이 필요하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소개해 준 점이 고마울 따름이다.

<신의 물방울>의 내용과 함께 와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고 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프랑스어로 된 와인 용어들이 쉽게 머리에 들어 오진 않았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은 밑줄을 쳐 가며 와인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예전에 모르고 마셨던 와인이 시큼한 맛 뿐이어서 와인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디캔팅을 몰라서 그랬던 것이다. 와인에 대한 지식 없이 그냥 술의 한 종류로 여기고 무작정 마셨으니 그 진정한 맛을 모르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처음이 중요한 듯 하다. 아기 다다시의 충고처럼 처음 마시는 초보자들은 비싼 와인을 마셔 봐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나처럼 와인을 그저 시큼한 술로 기억하고 외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아무래도 와인의 운명적인 감동을 느끼려면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아야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은 와인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 쓴 글이어서 그런지 와인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아직 맛보지 못한 와인의 매력을 단순히 글로 표현했는데도 벌써 끌리니 말이다. 특히 영국의 대표적인 록 그룹 퀸의 노래로 비유한 샤토 몽페라가 그 중 하나이다. 내가 좋아하는 퀸의 노래라서 감미롭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한 그 느낌, 그 맛이 궁금하다.

샤토 몽페라의 생산자 티보 씨에 대한 글을 보니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 고생해서 만드는데 2000엔대에 판매하면 채산성이 낮지 않나요?” 라는 질문에

“ 그야 그렇죠. 하지만 비싼 값에 팔고 싶지 않습니다. 싼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이 즐기게 하고 싶어요.” 구김살 없는 미소로 그는 그렇게 답했다.

어째서 이런 장인이 만든 멋진 와인이 우리 나라에서는 일본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지 안타깝다. 아무래도 우리의 술 문화가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기 때문이 아닐까.

와인을 하나의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술이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음료가 된다면 누구나 와인을 즐길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아기 다다시의 매력적인 표현처럼 와인의 진정한 맛을 느낄 그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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