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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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냐?"

"난 위대하고 무서운 오즈야."

작은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죽이지 마. 제발. 해달라는 대로 다 할게."

친구들은 놀라고 실망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난 오즈가 커다란 머리라고 생각했어." 도로시가 말했다.

"난 오즈가 아름다운 여인인 줄 알았어." 허수아비가 말했다.

"난 오즈가 무서운 짐승이라고 생각했어."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난 오즈가 불덩이인 줄 알았어." 사자가 외쳤다.

"아니, 모두 틀렸어. 내가 그렇게 믿도록 만든 거지." 오즈가 온순하게 말했다.

"믿게 만들었다고? 아저씨는 위대한 마법사 아닌가요?" 도로시가 외쳤다.

"그렇게 크게 말하지마. 누가 듣기라도 하면 내 인생은 끝장이야. 다들 내가 위대한 마법사인 줄 알고 있거든."

"그럼 아니란 말이에요?" 도로시가 물었다.

위대한 마법사인 줄 알았던 오즈가 그저 평범한 아저씨, 아니 사기꾼이었음을 알게 되는 장면이네요. 우리 삶을 뒤흔드는 불안에 관한 책을 읽다가 불현듯이 《오즈의 마법사》에서 결정적인 이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마다 오즈를 다른 모습으로 상상하며 무서운 존재라고 믿었듯이, 불안의 정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라는. 물론 불안이 오즈처럼 사람들에게 녹색 안경을 쓰게 만든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녹색 안경을 벗어낼 수 있었네요. 불안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 나약함을 탓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정작 몰랐던 건 나 자신이었네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임상심리학자 키렌 슈나크 박사의 불안 극복을 위한 관리서라고 할 수 있어요.

20년 이상 수많은 성인과 아동의 정신 건강을 관리해 오면서 저자가 목격한 놀라운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불안을 극복하고 인생을 바꿀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수십 년간 여행 불안증에 시달려 온 82세 환자가 호전 가능성이 있겠냐며 저자를 찾아온 적이 있는데 그해 크리스마스에 불안을 극복하고 35년 만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고 하네요. 해당 환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변화를 추구하여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이며 우리도 이러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다만 신체적 증상이 있다면 자가 진단 대신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점.

이 책에서는 '불안이란 무엇인가?'로 출발하여 불안의 근본 원인을 탐색하고 불안 문제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수단과 전략을 제공하고 있어요. 책의 구성은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치료 방식과 동일한 순서를 따르고 있어서 실제 환자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불안을 더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여기에 소개된 전략은 인지행동치료, 수용전념치료, 노출 및 반응방지법, 호흡 훈련, 마음챙김 훈련과 같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에 토대를 두고 있어요. 막연하게, 그러나 무겁게 짓눌러온 불안의 정체를 알고 나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요. 오즈의 마법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 똑똑한 뇌, 따스한 심장, 강인한 용기 그리고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이미 여기에 있고, 우리는 그걸 잊지 않으면 돼요. 저자의 말처럼 불안 극복은 단 한 번의 실천으로 끝나는 일회성 작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습과 유지 관리가 필요해요. 우리의 마음을 정원에 비유하자면 불안은 잡초, 아무리 뽑아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잡초라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다음은 잡초를 발견하면 제거하면 되는 거예요. 우리는 불안을 직접 다룰 수 있고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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