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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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일본 본격미스터리의 괴물 같은 작가로 불리는 시라이 도모유키의 신작이 나왔네요.

특정 작가를 파고드는 타입은 아니지만 시라이 도모유키라는 이름은 기억하고 있어요. 처음 읽었던 작품이 워낙 독특하고 강렬해서 읽고 난 뒤에도 오래 여운이 남더라고요. 《나는 괴이 너는 괴물》은 저자 데뷔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단편집이라고 하네요.

이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나오네요. <최초의 사건>에서 소년 료타는 명탐정을 꿈꾸지만 첫 번째로 도전한 추리에 실패하고 마네요. 그로부터 2주 뒤, 갑자기 수업 도중 머리에 이상함을 감지하는데... 설마 이런 방식을 쓸 줄이야, 하루 아침에 천재가 되는 설정은 살짝 당황스럽지만 통과! 중요한 건 진짜 사건이 발생했고, 료타가 그 범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끝났다면 소년 명탐정의 탄생 서사인가, 다소 시시했을 거예요. 역시나 시라이는 놀라운 반전을 준비했네요. 우와, 맨 처음 온라인 기사로 나왔던 사건이 이렇게 연결되네요. 무엇보다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X-파일과 같은 복병을 숨겨놨다는 점, 그래서 SF 장르인 <큰 손의 악마>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웠네요.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모틸리언의 손목>, <천사와 괴물>까지 읽는 내내, 이래서 시라이 도모유키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네요. 뻔한 예측과 추리를 가뿐하게 뛰어넘는 이야기 덕분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네요. 이럴 때 띠용, 내 머릿속도 확 맑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도대체 시라이 도모유키 작가의 머릿속은 어떻길래,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 건지, 너무나도 궁금해지네요. 가끔 상상한 적은 있어요, 하루 아침에 천재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근데 딱히 바라진 않아요.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보면서 얻은 교훈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거든요. 어찌됐든 사람이 하루 아침에 뭔가가 바뀐다고 해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본질이 있다는 것, 이게 핵심인 것 같아요. 괴이하고 때로는 소름끼치는 이야기 속에서 가장 두려워할 것은 따로 있다고, 아마 다들 읽고 나서 생각들이 꼬리를 물지 않을까 싶네요. 그만큼 미친 상상력의 파급력을 경험하게 되리니, 어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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