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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레코더블 시즌 1 : 괴뢰사
한혁 지음 / 더케이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린아이가 날카롭게 날이 선 칼을 들고 장난감마냥 휘두르고 있다면 어떨까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모두 위험해지겠죠. 그래서 아이 곁에는 안전하게 지켜줄 어른이 있어야 해요. 칼과 같은 위험한 물건들은 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치워두고, 혹시나 만지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해요. 모든 아이들은 따뜻한 품 안에서 온전히 사랑을 받으며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기 때문에 불행한 아이들이 생기는 거예요. 그 아이들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방치될 때... 비극은 멀리 있지 않아요. 남의 불행을 외면할 때 결국 내게도 찾아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혼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어요. 이 소설은 우리에게 '남겨진 아이'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차가운 세상에 버려진, 그건 아마도 지옥이겠지요.
한혁 작가님의 《언레코더블 시즌1 : 괴뢰사》는 초능력 범죄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네요.
이 소설은 22년 전, 일반가정집에서 벌어진 끔찍한 강도 사건을 첫 장면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그때 현장에서 열 살 아이를 구해낸 형사가 한재우였고, 지금은 형사기동대 3팀 소속이자 은밀하게 활동하는 언레코더블 케이스 소속이에요. 형사기동대 막내로 들어온 지한울은 우연히 미스터리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한재우 형사의 파트너가 되네요. 정식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사건, 일명 언레코더블 케이스는 초능력자가 일으킨 범죄를 뜻하는데, 정부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한 기관을 비밀리에 운영해왔다는 거예요. 한재우와 지한울, 투캅스가 쫓고 있는 사건은 흔적 없는 살인으로 초능력자가 물건을 괴뢰(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종하여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재우는 지한울에게, "언레코더블 케이스 소속이 된 이상, 넌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네가 살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들어 오게 되었다는 것." (130p)이라고 말하는데, 소설을 읽는다는 건 기꺼이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일인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세상에 상상도 못할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면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되네요. 초능력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봐 왔는데, 이번 이야기는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가 콕콕 찌르더니 마지막엔 울컥하게 만드네요. 누가 죄인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