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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레인 쇼 - 뇌를 속이는 마술, 마술을 원하는 뇌
최현우.송영조 지음 / 김영사 / 2024년 7월
평점 :
보고 또 봐도 신기하네요.
《어메이징 브레인 쇼》는 마술사 최현우와 뇌과학자 송영조가 함께 만든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마술의 가장 깊은 비밀을 뇌과학적 원리로 풀어내고 있어요. 마치 실제 마술쇼를 진행하듯이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모두 여덟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주제마다 두 사람의 대화와 함께 QR코드로 관련 영상을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네요. 마술의 비밀을 알고 나면 시시해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뇌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오프닝(뇌는 전략적으로 착각한다) - 1막 미스디렉션(보고 있지만 보지 못하게 만드는 법) - 2막 착시(현실은 뇌 안에만 존재한다) - 3막 대비(신체분리 마술의 비밀) - 4막 기억 (마술사는 우리의 기억을 창조한다) - 5막 선택 (어떻게 마술사는 내 선택을 조종할까) - 6막 믿음(어긋날수록 정확해지는 세계) - 엔딩(놀라는 뇌가 살아남는다)
두 저자가 고른 하나의 문장이 있어요. "뇌는 마술을 원한다." (7p) 이 문장의 의미를 차근차근 음미하며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의 뇌를 속이는 마술쇼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놀라운 뇌과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책 맨 뒤에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착시도형 만들기> 도안과 설명이 나와 있어요. 눈으로 보고 있지만 뇌의 특징 때문에 보지 못하거나 착각하고, 엉뚱한 해석을 하고 있으니 매번 놀랄 수밖에 없네요. 그야말로 어메이징 브레인 쇼를 제대로 즐겼네요.
송영조 - 선택맹 현상이 알려주는, 선택에 관한 뇌의 둔감성은 마술사의 포스 기술이 왜 그토록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지 이해하게 만들어주죠. 뇌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도 최근 들어 밝혀지는 뇌의 특징을, 마술사들이 오랜 옛날부터 응용해왔다는 게 놀랍기만 하네요.
최현우 - 마술사들이 사용하던 기법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마술사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방금 말씀해주신 '이퀴보크'와 관련된 내용만 보더라도, 마술사의 편견을 깨는 아주 흥미로운 발견들이 많았고요.
송용조 - 우리는 미래를 바꿀 만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여겨요. 그래서 의지를 갖고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과학적으로 우리가 선택을 한다는 느낌은 허상에 가까워요. 우리는 선택이 이루어지는 인과 과정을 잘 알지 못하며, 심지어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착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마술사는 이 착각을 이용해 관객이 자신의 선택과 트릭의 결과 사이에서 잘못된 인과관계를 믿게 만들 수 있어요. 마술사들의 이런 심리적 기법들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선택이 이렇듯 쉽게 조종당하는 상황에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것은 존재할까요? (151-15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