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 이재명
이민혁 지음, 양세근 그림, 신유정 감수 / 소담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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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저 상대원 꼭대기에 우리가 살았는데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시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 밤늦게 야간작업 철야가 끝나고 오면 ... 낮에 그 오랜 시간 일하고 나서도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주셨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정치인의 연설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건 이때가 처음인 것 같아요. 어린 시절, 가난하지만 행복했다는 그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네요.

《소년공 이재명》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에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 소년 이재명에 관한 이야기네요.

눈부신 경제 발전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겐 학교 대신에 공장을 나가 일하며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머나먼 과거의 일로 느껴질 수 있을 텐데, 시기적으로 보면 1970년대의 모습이네요.

"엄마, 나도 중학교에 다니면 안 돼요?"

"재명아, 아빠가 그러는데 재명이는 오늘부터 고무 공장에 나가야 한대."

"공장? 학교가 아니라 공장에요?" (25p)

또래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 갈 때, 재명이는 새벽에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고, 돈을 벌기 위해 공장에 나가야 했으니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하지만 고생하는 엄마를 생각하며 참아냈던 거예요. 엄마는 어린 아들이 일하는 것이 안쓰러워 말없이 쓰다듬어주었고, 일찍 철이 든 아들은 그 마음을 이해했던 거죠. 항상 우리 아들은 크게 될 거라고 믿어줬던 엄마 덕분에 재명이는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네요. 그럼에도 꿈을 향해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네요.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이 망가지고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팔이 굽는 장애가 생겼거든요. 당시에는 일하다가 다치면 보상은커녕 쫓겨났으니, 참으로 억울하고 불쌍한 노동자들이 많았네요. 그래서 재명이는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법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거예요. "법이 지켜주는 건 모든 귀한 것들이래. 그러니까 법이 지켜주면 우리도 귀해지는 거야! 나는 그걸로 우리를 더 귀하게 만들어서 아프거나 다쳐도 쫓겨나지 않게 지켜주고 싶어." (117p) 공부는 해서 뭐 하냐고 꾸짖던 아빠도 나중에는 아들의 꿈을 지지해주었어요. 소년공은 긍정과 열정 그리고 끈기로 인권변호사가 되었어요.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만 우리는 알고 있죠. 험난한 여정을 거쳐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으니 말이에요. 어떤 이들은 가난했던 과거를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는데, 그는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이야기하네요. 돈은 부족해도 사랑은 넉넉했기에 소년 이재명은 따뜻한 마음과 용기로 도전하며, 나만을 위한 성공이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을 꿈꾸는 어른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특별히 미화하거나 과장된 표현 없이 담담하게 소년 이재명의 성장 과정을 들려주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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