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 -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
보니 추이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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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근손실이라고 하대요.

도대체 근육이 뭐길래, 울근불근 두드러진 근육질 몸매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죠. 근데 노년기 삶에 관한 책을 읽다가 근육의 중요성을 알게 됐지 뭐예요. 서른 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쉰 살 이후에는 매년 빠르게 감소하는 근육, 고로 근육 감소는 노화의 증거란 거죠.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과 질이 건강의 지표라는 걸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근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나봐요.

솔직히 구릿빛 피부의 등을 훤히 보여주고 있는 표지 때문에 눈길이 갔고,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문장에 꽂혔네요. 그동안 마음에만 신경쓰느라 몸은 너무 소홀했던 터라, 이것도 운동하기 싫어서 덧붙인 핑계임을 인정하며, 《머슬》을 읽게 됐네요. 저자인 보니 추이는 홍콩계 미국인으로 체력 단련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겨왔으며, 우리 삶의 강력한 원동력인 근육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하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관련이 있다는 고백에 살짝 뭉클해졌네요. "'근육 만들어볼게.' 팔을 내밀어 근육을 만드는 어린 소녀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젖살이 빠지고 근육이 더 강해짐에 따라 나는 재미있다고 느끼는 대신 두려울 것이 없는 기분을 느끼게 됐다. 완전히, 늘 그런 기분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아버지가 내 잠재력을 보도록 도와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는 '근육을 보여달라',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든 아니든 (힘, 유연성, 지구력 등) '수많은 것을 보여달라' 하는 말을 듣게 된다. '당신이 좋은 상태임을 보여달라. 행동하는 사람임을 보여달라. 실제 세계에 뿌리를 둔 당신의 특성을 보여달라' 보여주는 것은 존재감을 주장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여기 있다고, 즉 의식이 있고, 육체를 지녔으며, 살아 있다고 말하는 방법이다." (23p)

일상에서 어쩔 수 없이 힘을 써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근력 운동을 따로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운동을 멀리해왔는데, 요근래 비실비실 아프고 난 뒤로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네요. 근력 강화에 힘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근육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직하고 성실하네요. 운동을 하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꾸준히 지속하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늘어진 살들이 탄탄한 근육으로 바뀌듯이, 우리는 얼마든지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어요. 물론 그 과정이 힘들 수 있지만 견디고 인내한다면 더 커다란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근육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참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앞으로 '근육'이라는 단어를 보면, "근육 만들어볼게"와 "안 될 게 뭐 있어?" (326p)라는 말이 떠오를 것 같아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근육, 이보다 더 멋진 근육 이야기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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