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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75년 -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랜디 레핑웰 지음, 엄성수 옮김 / 잇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랜 시간 동안 스포츠카의 명성을 쌓아온 포르쉐의 75년 역사를 담은 책이 나왔어요.
자동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차체의 매끄럽고 유려한 곡선 디자인은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로 탁월한 미적 감각이 느껴져요. 성능이나 세부적인 기술력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일반인의 시선에서 포르쉐는 그냥 딱 봐도 아름다운 외형에 감탄하게 되네요. 새롭고 획기적인 디자인들이 등장해도 클래식의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 아닌가, 물론 저만의 생각이지만 말이에요. 최근 포뮬러 원에 관한 영화가 개봉되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본능의 질주' 다시 보기 열풍이 불면서, 레이싱을 몰라도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걸 인식한 순간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자동차와 레이싱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포르쉐 75년》은 포르쉐 75주년 기념 특별 에디션으로 포르쉐가 어떻게 브랜드를 성장시켰는지를 파노라마처럼 살펴볼 수 있는 포르쉐 역사책이에요. 이 책의 저자인 랜디 레핑웰은 200명이 넘는 포르쉐 엔지니어, 스타일리스트, 모델 제작자, 카레이서, 관리자 등을 인터뷰하고, 포르쉐의 역사를 조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독일을 방문하며 열정적으로 작업하면서, 본인이 포르쉐 이야기에 거의 중독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그만큼 포르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완성한 책이기에 스포츠카 마니아, 포르쉐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네요.
이 책에서는 1948년 창사 이후 포르쉐가 자동차 세계에서 이룩해온 혁신적 발전을 시간순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포르쉐는 창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1931년 1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각 자동차 모델에 일련번호를 붙이는 방식을 택하여 'Typ 7'부터 제작했다고 하네요. (Typ은 영어 Type에 해당하는 독일어라고 함.) 페르디난트의 아들 페리는 아버지를 도와 국민차 폭스바겐 비틀의 디자인 개발 테스팅 측면에서 애를 썼고, 폭스바겐을 토대로 스포츠카 Typ 356-001 로드스터를 제작했고 이렇게 말했대요. "주변을 둘러봤는데 마음에 드는 차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내 차를 제작했지요." (22p) 네 측면을 그린 도면 아래에 완성된 사진이 나와 있는데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놀라워요. 페리의 엔지니어들은 1948년에 첫 번째 356/2 모델을 완성하면서 본격적인 포르쉐의 역사가 시작되었네요. 1950년대 초에 포르쉐 가문은 Typ 60 폭스바겐 비틀, Typ 356 쿠페, 356 카즈리올레라는 창의적인 자동차들을 만들어냈어요. 1951년 페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대비해 모델명 356 SL, 쿠페 3대를 준비했는데 그중 1대가 해당 부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아주 중요한 국제 레이스에서 포르쉐의 이름을 남겼고, 모터스포츠계에 길이 남을 자동차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어요. 포르쉐는 오랫동안 고객을 위해 레이스에서 우승하는 자동차들을 생산해왔고, 시기별로 모델들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요.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포르쉐 스포츠카 75주년 기념 디자인 스터디 '비전 357'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는데 브랜드 최초 스포츠카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이며 '75' 기념 로고가 레이싱카 엔트리 넘버처럼 도어와 전면을 장식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2022년형 타이칸 터보 S 스포트 투리스모, Type 99X 포뮬러 E, Typ 미션 R 콘셉트 카를 마지막으로 소개하면서 2030년 완전한 탄소 중립을 위해 전기 자동차 마칸 스포츠 유틸리티를 낼 계획이라고 했는데, 2025년 현재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마칸 EV, 그리고 신형 911 하이브리드, 카이엔 S E 하이브리드 쿠페와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네요. 묵직하고 강렬하게 포르쉐를 각인시켜주는 책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