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의 이름

야채의 이름 -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산탄 에이지 그림, 명다인 옮김 / 니들북 / 2025년 8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보태니컬 아트를 좋아하다 보니 이 책이 무척 반가웠네요.

식물 세밀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통해 식물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보태니컬 아트로 이어진 것 같아요.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야채의 이름》은 매일 식탁 위에 올라오는 다양한 야채들을 친근하게 알려주는 책이네요. 이 책은 서른세 가지 야채들을 보태니컬 아트의 주인공으로 각각 소개하고, 실물 사진을 통해 꽃과 씨앗, 잎, 열매 맺는 방법, 밭의 모습을 보여주며, 원산지, 주요 생산지, 제철 시기, 재배법, 크기, 생육 적정 온도, 식용 부위, 다른 명칭, 꽃말 등등 식물 정보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네요. 그림으로만 표현했다면 야채를 주제로 한 보태니컬 아트북이 되었겠지만 각 야채에 관한 식물학적인 지식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예쁜 식물 야채 사전이 완성된 것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야채는 마트나 시장에서 다듬어진 모습으로 접하기 때문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씨를 남기는 식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서른세 가지 야채들이 어떤 꽃을 피우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신기했네요. 식물의 가장 찬란한 순간은 꽃이 피는 순간이라고 하잖아요. 십자형 노란색 꽃이 피는 양배추, 수국마냥 둥근 형태로 하얀 별 모양의 작은 꽃이 피는 양파, 나비처럼 하늘하늘한 꽃잎이 특징인 콩꽃, 엉겅퀴꽃을 닮은 우엉꽃, 흰색부터 보라색까지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감자꽃, 호박과 비슷한 노란색 꽃이 피는 수박, 하얀 연꽃의 자태를 닮은 피망꽃, 울퉁불퉁 못생긴 여주 열매와는 달리 작고 여린 노란색 여주꽃,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는 더 작은 연한 자주색의 고구마꽃 등등 각 야채들의 꽃을 보니 새삼 아름답고 신비롭게 느껴졌네요. 오이나 시금치, 특정 채소를 안 먹는 아이들이 있는데 식물의 세계를 탐험하듯 자세히 바라보고 식물의 특징을 알아간다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싶네요. 입맛이나 취향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하는 것이 미각 발달에도 좋고,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이네요. 야채 특유의 맛을 음미하고 즐길 수 있다면 따로 보약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건강에 해로운 단맛에 익숙해져서 신선한 야채의 참맛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야채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 이제는 이 책으로 친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야채꽃들에게 반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