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형사 : chapter 3. 꿀벌의 춤

강남 형사 : chapter 3. 꿀벌의 춤 ㅣ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8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형사 박동금이 돌아왔네요.

아무래도 이 소설 《강남 형사》는 영화 <범죄도시> 못지 않은 시리즈가 될 것 같아요.

유일한 차이점은 주인공의 비주얼이 아닐까 싶네요.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동금'이란 이름과는 달리, 외모는 세련되고 잘생겨서 지나가던 여자들도 돌아보게 만들 정도라는 설정 자체가 소설이지만 내용만큼은 현실 고증의 리얼함이 담겨 있네요. 대한민국 지능범죄수사대장 출신 변호사 알레스 K 작가님의 첫 작품인 《강남 형사 chapte 1 : 쌍둥이 수표》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강남 형사 chapte 2 : 마트료시카》에 이어, 이번에 《강남 형사 : chapter 3. 꿀벌의 춤》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범죄 사건들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충격적인 범죄 사건들은 많지만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만으로는 사건의 진실이 다 드러났다고는 볼 수 없어요. 관계자가 아닌 이상 사건의 이면, 숨겨진 부분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17년간 수사현장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박동금 형사를 중심으로 수사 과정과 범죄집단의 가장 깊숙한 곳을 그려내고 있어요. '꿀벌의 춤'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기획사와 가장 핫한 청담동 클럽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마약 문제와 함께 끔찍하고 더러운 것들이 얽혀 있어요. 소설 속에서는 귀농한 선배가 양봉을 재미 삼아 시작했는데, 꿀벌들이 꿀을 따 오면 여왕벌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웃기면서 신기하다고 언급하는 부분이 나오네요. 실제로 여왕벌을 위해 춤을 추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의도는 벌통을 조직화된 범죄 소굴에 빗대어 돈과 권력 앞에서 영혼까지 팔아넘긴 자들을 고발하고 있네요. 꿀벌 몇 마리를 잡는다고 벌통이 무너지는 건 아니듯이, 진짜 나쁜 놈, 즉 벌통의 주인을 잡아야 해요. 나쁜 놈들은 꿀벌과 벌통의 비유보다는 두더지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예전에 문구점이나 오락실 앞에 두더지 게임이 있었는데, 게임 방식은 뿅망치를 들고 불규칙하게 올라오는 두더지 머리를 때리면 점수가 올라갔어요. 이 게임은 정해진 시간이 있고, 두더지가 올라오는 위치나 횟수를 짐작할 수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나쁜 놈들은 너무나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모조리 잡아내기가 힘드네요. 비록 소설이지만 강남 형사 박동금이라는 뿅망치로 두들겨댈 수 있어서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해소된 것 같아요.

강남경찰서 형사과 강력 3팀장 부기원은 이렇게 말했어요. 그리하여 《강남 형사》 시리즈는 계속 이어진다는 말씀.

"지난 두 달 동안 너희들로 인해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별별 음모론도 판을 쳤고 말이지!

중요한 건, 난 너거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여.

니들이 아직 모든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보거든!" (19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