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인문학 - 얼굴뼈로 들여다본 정체성, 욕망, 그리고 인간
이지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연히 TV 에서 외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얼굴의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 뼈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외모는 내적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물론 그 내면은 이 내면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얼굴뼈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인하는 계기였네요. 바로 그 얼굴뼈에 집중한 '국내 최초의 해부 인문 교양서'라고 하니, 어찌 아니 읽을 수 있겠어요.

《얼굴의 인문학》은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이지호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구강암 제거 수술과 턱·얼굴 재건수술을 주로 집도하는 외과의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왜 이 책을 쓰고 그렸을까요. 처음에는 얼굴 해부학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책 한 권에 방대하고 전문적인 해부학 지식을 담기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얼굴뼈를 중심으로 인종과 진화의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해부 인문 교양서'가 완성되었네요. 기본적인 해부학 지식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해부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해부학 구조물 그림들이 나오지만 과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서 집중이 되네요. 우리가 흔히 얼굴이라고 인식하는 얼굴뼈에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인종과 진화의 과정이 그대로 새겨져 있고, 그것이 지닌 상징성과 정체성이 인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게 하네요. 중간에 '만화로 읽는 의학사'는 저자가 직접 그린 것으로, 얼굴뼈 수술이 가능하게 된 전신마취 이야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헬스케어 칫솔 이야기, 아무리 안락하게 만들어도 앉고 싶지 않은 의자 유닛체어(치과 치료 의자) 이야기, 더 날카롭지만 덜 아픈 도구를 찾아서 치과 드릴 이야기까지 흥미로워요. 얼굴뼈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단순히 해부학 지식을 알아가는 것을 넘어 인간 문명으로 이어져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네요. 저자의 말처럼 얼굴의 해부학이 교실 밖으로 나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