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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숲이 주는 평화로움을 사랑하지만, 현실의 삶은 숲과는 동떨어져 있었네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어느새 숲과 멀어져서 자연에 대한 마음마저 작아진 것 같아요. 그 마음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을 만났어요.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는 나무의사 우종영 님이 들려주는 초록빛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그동안 외면받고 차갑게 식어 천덕꾸러기가 된 생태 공감에 관한 말모이를 되살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이 책에는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묶인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생 生 어쩌다 태어난", "태 態 모여서 만든", "감 感 느낌의 높낮이", "수 受 받아서 베푸는", "성 性 본바탕을 이루는" 이라는 각각의 주제마다 자연 생태계 안에서 공존하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로 펼쳐내고 있네요. 생물들은 특정한 생태적 지위를 갖추면 서로 다투지 않으며, 생태적 지위에서 밀려난 종은 다른 생태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진화하거나 우물쭈물하다 서서히 사라져 가는 운명을 맞는다고 해요. 근데 사람, 호모사피엔스는 생태계에서 매우 특이하고 다양한 생태적 지위에 놓여 있어요. 최상위 포식자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하고, 특정 종의 개체 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며, 생태계를 오염시키면서 보존하고 복원하려 노력하는, 모순되고 이기적인 종이에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며, 생명체 각각은 자신만의 역할과 기능을 지닌 채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우리 인간도 그 연결 고리의 한 부분이며, 공생 관계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어요. 저자는 자연에 대한 인간 중심적인 접근방식과 생태 중심적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지구인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나무에게 지혜를 구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인도 최고의 경전 『우파니샤드』는 나무를 "거꾸로 서 있는 사람" (219p)라고 표현했는데, 나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인간보다 더 지혜롭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존재라고 느꼈어요.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우리도 눈부처를 확장하여 자연으로 눈을 돌린다면 어떨까요, 이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건네는 소중한 마음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