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 - 우리 아이들의 의욕과 활기는 왜 사라졌을까
김현수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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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기력하게 지내는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다고요?

그게 무슨 문제인가요, 아마 되묻는 어른들이 있을 거예요. 배부르고 등따숩게 살다 보니 게을러진 거라고, 오히려 아이를 다그치는 건 아닌지, 여전히 아이들 탓을 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따끔한 경고와 함께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이 나왔네요.

《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가 전하는 '마음 심폐소생술'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오는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우리 사회가 아동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아이들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 어른들이 얼마나 아이들을 존중하는 일에 둔감한가를 지적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의 치열한 입시전쟁, 혹독한 경쟁 시스템 속에서 아이들은 병들고, 점점 불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 있었던 거예요. 눈부신 한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얻었으나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행복지수는 가장 낮은 나라가 되었어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서 왜 아이들은 의욕과 활기를 잃어버렸을까요. 요즘 아이들과 청년들의 무기력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며, 어른들이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어요. 경제 성장을 위해 쉼없이 돌아간 우리 사회 시스템이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든 무기력 시스템인 거예요.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무기력은 나태한 것이 아닙니다. 무기력은 탈진이며, 비명이고, 절망입니다. 결과로서 무기력해진 청소년, 청년에게 '무엇을 하라'는 것은 다시 상처를 받으라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은 열심히 다시 무엇을 할 것이냐를 채근하거나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절망했고 좌절했는지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함께 다시 궁리하는 것이라야 그나마 마음이 열릴 틈이 생기는 거예요." (14p)

이 책에서는 어른들이 외면해 온 무기력의 실체를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무기력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 변화를 이끄는 마음 심폐소생술을 소개하고 있어요. 어른들의 입장에서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요즘 아이들에게 생기는 빅 스트레스가 어른들에겐 마이크로 스트레스 정도에 해당하는 사소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끼는 좌절과 불만에 공감하지 못하고, 이러한 일들이 쌓여서 아이들이 무기력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거예요. 무기력하게 지내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한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어른들이 무기력으로 나아가는 구조와 과정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해요. 무기력한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방식, 역설적인 접근으로 빈틈을 만들고 수용과 공감으로 긍정을 발휘하여 관계 회복, 환대, 참여, 존중으로 대해야 해요. 저자가 발견한 무기력의 비밀은 자신이 아닌 남이 되려고 했던 데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남들 시선에서 벗어나 그냥 나 스스로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에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예요. 결국 어른들이 할 일은 기존의 무기력 시스템을 바꾸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지켜봐주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도록 격려하면 되는 것을, 너무 멀리 돌아왔네요.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언급했듯이, 부모 자녀 사이에도 관심, 책임, 존중과 이해를 통해 사랑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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