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
강주원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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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는 강주원 작가님의 인문 에세이예요.

이 책의 부제는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인데,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솔직한 심정을 써내려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쓰이지 않은'이라는 수식어는, 앞으로 쓰고 또 쓸 거리가 많다는 뜻이며, '쓰이지 않은 나'는 저자인 동시에 이 책을 읽는 독자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네요.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 라는 노랫말처럼 우리는 각자의 삶을 써가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글쓰기에는 놀라운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나를 알아가고, 억눌렸던 감정이 해소되면서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매일 무언가를 쓰는 일이 소중한 일상이 된 것 같아요. 다만 혼자만의 글쓰기라서 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은 꾼 적이 없네요. 이미 첫 산문집으로 작가가 되었는데도 소설을 쓰고 싶어서 소설 수업을 통해 글쓰기를 배운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신선한 자극이 되었어요. 소설가를 꿈꾸는 작가라니, 글쓰기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네요. 저자는 북카페를 열어 여럿이 함께 읽고 쓰는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의 '쓰는 삶'을 돕는 입장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니 이 책은 겸손한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드러내놓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나는 이런 식으로 써보니 좋더라~'라는 식으로 알려줘서 편안하게 배울 수 있네요. 덕분에 나다운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써야 작가'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쓰면 다 작가인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글쎄요'다. 등단 및 수상 여부를 따지자는 건 아니다. 인세 계약을 통한 출간 경험이 필수라 생각지도 않는다. 상기 조건에 덧붙이고픈 사항은 따로 있으니, 쓰고 남한테 보여야 작가다. 매체는 무엇이건 상관없다. ... 거기 담긴 글과 생각이, 많건 적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말이다. 독자 없이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 꾸준히 쓰고 열심히 선보여야 작가다. 나의 정의는 그러하다." (37p)

"··· 타고난 천재성, 예술가적 기질 따위 없어도 그만이다. 그저 쓰면 될 뿐. 피카소의 '자라면서 어떻게 예술가로 남을 것인가'라는 문장을 비틀어 보면 이렇다. 문제는 나라는 존재로 남아 있으면서 어떻게 예술가로 자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책 모임에 갖고 나갈 머핀을 구웠다. 다윈 말대로 '본능과 먼' 이 행위는 할 때마다 글쓰기와 닮았음을 느낀다. 박력분 대신 중력분을 써도 될까, 바닐라 엑스트렉트는 얼만큼 넣을까, 오븐 온도와 시간은 어디에 맞추지? 1그램, 1도, 1분의 고민은 글쓰기에서의 숱한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 정성이 들어갈수록 '맛'이 좋아짐은 말할 것도 없다. 기꺼이 감내할 수고로움이다. 이를 음미해 줄 누군가를 위해." (290-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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