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
최광희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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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며 나는 물건을 곧잘 잃어버리긴 했지만, 잘 버리진 못했다.

뭐든 바리바리 쌓아두면 언젠가 쓸모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순례길 일정을 앞두고

내가 부지불식간에 버렸던 것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확히 말해 인연들.

인연들 가운데 짐이 되는 인연도 있다. 그런 건 버려야 한다.

... 어떤 인연은 배낭이 아닌 몸에 지녀야 한다. 잃어버리면 내가,

내 정체성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인연이니까." (98p)


책을 고를 때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심코 손에 들어온 것 같아도 곰곰이 돌아보면 다 나름의 끌림이 있더라고요.

영화평론가 최광희의 첫 에세이, 《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가 내 손에 온 것은, 그러니까 우연이 아니란 거예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작가를 처음 알게 됐을 때는, 솔직히 비호감이었어요. 뭐든 삐딱하게 보는 것이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는데, '최광희가 글은 잘 쓴다더라'는 말을 듣고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과연 강렬한 첫인상을 뒤엎을 정도의 글빨이 있는가. 실제로 말보다 글이 더 수려한 경우가 있으니 말이에요. 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꽤나 솔직하고 반듯한 사람이라는 것, 좋은 생각이 글을 통해 엿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확실히 글로 만나니까 저자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이전의 편견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저자는 자신이 영화를 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어요.

"착하게 살고 싶어서요. 잘 살려고요. 그러기 위해 지구상의 숱한 고통과 그로 인한 감정을 더 많이 수집하려고요." (119p)

타인의 고통, 그로 인한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공감하면서 못되게 살기는 힘든 법이죠.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착하게' 살고 싶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참으로 멋진 것 같아요. 나와는 영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여러 모로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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