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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좀비물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한국 좀비물은 뭔가 이상한 매력이 있어요.
공포 호러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좀비들의 존재감이, 유독 한국 좀비물에선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신개념 오피스 좀비 서바이벌!"이라고 해서 그만 웃음이 툭 터져 나왔네요. 직장인들의 일터가 좀비 지옥으로 바뀐다는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거든요. 정말 꼴보기 싫은 직장 상사를 떠올리면서 이런저런 상상은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서바이벌 태스크포스》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리얼 그 자체, 오피스 좀비물이네요. 이 소설을 읽는 직장인들에겐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매치시킬 만한 현실 속 인물들이 있을 거예요. 신기하게도 '좋고 싫은 인간의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소설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를 보다가도 '와, 누구랑 많이 닮았네.'라며 발견할 때가 많거든요. 암튼 초반에는 조금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좀비 지옥으로 변한 세상이 나오네요.
주인공 김 대리는 서른여섯 살의 미혼 남성으로, 무난한 성격 탓에 싫다는 말을 못해서 온갖 잡일을 떠맡고 있어요. 위로는 성격 더러운 꼰대 박 부장에게 치이고, 아래로는 눈치 제로인 MZ 신입사원 최 때문에 속이 터지는 김 대리를 보면서 너무 속상했네요. 더군다나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Z-Day 이후의 상황은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우와, 나였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며 봤더니 도저히 김 대리처럼 못할 것 같더라고요. 김 대리는 물러터진 호구가 아니라 진짜 착한 사람인 것 같아요. 꼭 착한 사람들만 괜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나쁜 것들은 오로지 저만 생각하느라 양심이 없는 것 같아요. 과연 좀비 서바이벌에서 김 대리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불쌍한 김 대리를 응원하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네요. 읽는 내내 궁금했던 김 대리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싶고, 기억한다는 건... 다들 어떤 의미인지 알 거예요. 김 대리가 마음에 품고 있던 그녀가 부디 김 대리의 이름을 기억해주기를,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책속에서 확인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