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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꼬의 개그림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개들은 행복할까요.
개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전에 견생 10년차 망치를 통해 살짝 엿보긴 했는데, 이번 주인공은 견생 9년차 똥꼬의 이야기가 나왔어요. 《똥꼬의 개그림 노트》는 소심하고 까칠한 똥고의 개그림 에세이네요. 개의 관점에서 일상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라서 재미있어요. 이 집에는 4살 솔이부터 90살 왕할미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반려 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요. 하비의 엄마 왕할미, 하비의 손녀 솔이, 솔이의 할머니 함미, 솔이의 외삼촌 쭌, 솔이의 엄마와 아빠까지 모두 일곱 명의 식구들이 복작복작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개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개들은 도대체 왜 뒹구는 걸까요. 데굴데굴 구르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에요. 풀밭에서 구를 때는 냄새가 좋아서고, 방 안에서 구르는 건 주로 놀고 싶다는 신호인데, 간혹 너무 지나치게 구른다면 피부병에 걸렸거나 불안에 의한 강박증 때문일 수도 있다니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겠죠. 자세히 보면 웃는 건지 짜증을 부리는 건지, 표정으로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여기에 똥꼬의 표정을 통해 어떤 감정인지를 알려주는 내용이 있거든요. 눈을 가늘게 뜨면 대개 기분이 좋거나 편안한 마음 상태이고, 시선을 피하는 건 대표적인 카밍 시그널로 싸울 생각이 없다는 뜻이래요. 혀를 날름거리는 건 습관이 아니라면 불안하거나 긴장 상태라는 표시, 킁킁하는 콧소리를 내는 건 뭔가 조심스럽게 요구하는 신호래요. 같이 사는 식구, 가족이라서 알 수 있는 서로 간의 비밀들을 이렇게 대놓고 공개하는 것도 똥꼬라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중요한 건 함께라서 행복하고 좋다는 것이겠지요. 사랑스럽고 귀여운 댕댕이들과의 일상 이야기를 보면서 덩달아 즐겁고 행복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