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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엄청난 불행이 함께 찾아온다면... 너무나 잔인한 것 같아요.
이 소설의 주인공 조너스 컬런은 생애의 최고의 밤으로 시작해 최악의 비극으로 끝난 그날 이후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어요. 2년 전 그날, 조너스는 아내 어맨다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의 마그나 대강당에서 행사를 앞두고 있어요. 긴장하는 조너스에게 어맨다는 작은 상자를 건넸고, 그 안에는 임신 테스트기가 들어 있었어요. 와우, 노벨 물리학상를 수상하는 자리에서 임신 소식까지, 두 사람은 환한 표정으로 행복의 순간을 누리고 있었죠. 교통사고가 나기 직전까지는, 그것이 어맨다와의 마지막 밤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조너스는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아기를 동시에 잃고 말았어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요? 아니오, 그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평행우주, 다중세계의 존재를 증명하여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조너스는 다중세계 어딘가에 살아 있는 어맨다를 다시 만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어요.
마크 구겐하임 작가님의 SF 소설,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는 우주를 뛰어넘는 조너스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아마 누구라도 조너스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면 1%의 가능성이라도 매달렸을 것 같아요.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SF 이야기처럼 원하는 시공간에 뿅! 단번에 갈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조너스의 다중우주는 만만치가 않네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희망만큼 지독한 고문은 없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수많은 평행우주들 사이를 이동하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흥미로우면서도 조금 섬뜩하기까지 하네요. 사랑과 운명, 과연 조너스는 사랑하는 어맨다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야기 속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사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 집에 가자." (388p)였네요. 우리에겐 지금 여기, 유일한 우주가 있다는 것, 왠지 뭉클해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