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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 - 나의 안녕에 무심했던 날들에 보내는 첫 다정
김영숙 지음 / 브로북스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마음에 품고 다니는 단어가 있어요.
많을 다 뜻 정, 따뜻한 마음을 뜻하는 '다정'이란 단어를 수시로 떠올리면서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 눈길을 끌었네요. 어떤 사람이길래 다정을 이야기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거든요.
《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는 25년 차 방송작가이자 8년째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맡고 있는 김영숙 작가님의 책이에요. 방송에서 종종 등장하는 "방송국 놈들!"이란 말은 독한 그들을 가리키는 부정적 표현인데, 그들을 비난하는 의미보다는 그만큼 녹록치 않은 근무 환경에서 버텨내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방송작가로 25년이라니, 저자의 속은 얼마나 새까맣게 탔을지... 이 책은 '내 마음의 안녕을 묻지 못한 채, 미련하리만치 열심히 달려온 김영숙의 이야기'이며, 모두에게 전하는 '다정'이네요.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무작정 참는다고 해서 견뎌지는 게 아닌데,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고 참다가 번아웃이 오거나 쓰러져야만 참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것 같아요. 저자는 스스로 열심히 살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꾸역꾸역' 버티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남들보다 몇 곱절이나 힘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걸 누가 알아주겠어요. 저자 역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뭐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았고,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해요. 어릴 적부터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은 있었는데 직업적으로 어쩐지 '지질해' 보인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사실은 몇 년간 고민해오던 상담 대학원을 가기로 결정했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일은 지질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아무리 바빠도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안녕한 시간을 보낼 수 없어요. 나의 안녕을 위한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늦기 전에 깨닫기를 바라는 '다정'한 마음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네요. 그 마음 덕분에 힐링의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