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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 -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미정 옮김 / 생각의날개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에는 모자, 아니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모자 그림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코끼리, 즉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요.
《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은 미즈시마 히로코의 책이에요.
저자는 대인관계요법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의사로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짚어내고 있어요.
"우리가 '감정적'이 되는 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9p)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감정적'과 '감정'이라는 말을 구별해 쓰는 이유를 알게 됐어요. 우리 마음속, 그 안에 든 감정 자체를 탓하지 말라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은 인간에게 갖춰진 자기 방어 기능이기 때문에 감정에는 죄가 없지만 사람들이 감정적이 되는 것은 자신이 괴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라는 거예요. 다들 경험해봤겠지만 감정적으로 될 때 일을 그르치거나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최악의 경우가 생기잖아요. 쉽게 감정에 휘둘린다면 분명 그러한 이유가 있을 텐데, 저자는 감정적인 사람의 특징 중 하나로, 자기의 진짜 감정을 잘 모른다는 점을 꼽으면서 우리에게 감정적으로 되지 않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요. 감정적으로 되는 마음의 구조와 대첩을 안다고 해서 단박에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감정적이 되는 것은 습관이기 때문에 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습관 일곱 가지를 알려주네요.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해야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타이밍을 인식할 수 있고, 순간 욱할 때는 상대방의 문제라고 바꾸어 받아들이는 게 좋고,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으로 자신의 기분을 친구였다면 어땠을지 상상하며 친구 노트를 적어보고, 주어를 '나'로 바꾸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적으로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감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지면 마음의 셔터를 내리는 습관을 제안하고 있어요. 자신에 대한 평가를 타인에게 위임하면 감정적이 되기 쉽지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 진짜 자기 기분에 초점을 맞추고 솔직해져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어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감정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감정을 잘 조절하려면 자존감부터 챙겨야 해요. 저자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본질은 강하고 따뜻하다' (245p) 라는 것만이라도 꼭 인지해 두라는 당부를 하네요. 감정적이라서 약한 '나'라는 잘못된 인식은 던져버리고, 이미 내면에 있는 강인함을 느낀다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