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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부턴가 '자연'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상태로 변해 버렸네요.
전 지구적으로 파괴되고 있는 자연 생태계, 그 범인은 바로 인간이라는 것.
《자연 그대로의 자연》은 엔리크 살라의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 인간들이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에 버금가는 속도로 모든 생물 종을 지구에서 몰아내고 있는 중이며, 우리의 생존을 좌우하는 모든 종의 운명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대학교수로서 해양 생태를 연구하던 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바다가 무자비한 인간의 횡포로 파괴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학계를 떠나 황폐화된 바다를 복구하자고 결심했고, 지난 15년 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상주 탐험가로 활동하며, 청정 바다 프로젝트를 통해 바다의 마지막 야생 지역을 보호하는 일을 해왔다고 하네요.
이 책은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태학적 관점에서 야생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먼저 생태계란 무엇인지, 자연계가 어떻게 스스로 조립되고 작동하며, 인간이 만든 환경과 무엇이 다른지, 생물권과 생물 다양성이 어떤 의미인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가 몰랐던 자연계, 이를 테면 숲이 지구의 허파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대기 중 산소의 대부분은 바다의 미생물과 미세 조류에 의해 생성되므로, 진짜 지구의 허파는 바다이고 숲은 땀구멍이라서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곧 인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자연계는 낭비가 전혀 없는 진정한 순환 경제로, 모든 것이 다른 것을 생산하기 위해 재사용되기 때문에 폐기물이 전혀 없고, 생태계가 성숙할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생성되지만 이 쓰레기는 숲을 번창하게 하는 영양분으로 재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짜 쓰레기는 아닌 거예요. 하지만 인간이 만든 생태계는 무수한 폐기물을 생성하고 축적하면서 전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어요. 심각한 바다 오염 실태와 그로 인해 변해가는 생태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가를 각성하게 됐네요. "서글픈 진실은, 우리가 하나 이상의 지구를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115p) 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살아갈 지구는 단 하나뿐임을 잊어선 안 될 것 같아요. 저자는 과학자로서 생태계를 연구하기 전부터 자연을 사랑했기 때문에 자연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었고, 자연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이 아는 것이 얼마나 적은지 깨닫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다고, 이야기하네요. 우리가 자연을 사랑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설사 사랑하진 못하더라도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이유라도 납득한다면 모두를 구할 수 있어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지켜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려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