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서 온 남자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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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어제."

"네?"

"어제에서 왔어요."

"어제요? 그게 무슨···." (235p)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 바로 그 엉뚱한 상상에서 놀라운 이야기가 탄생했네요.

《어제에서 온 남자》는 전건우 작가님의 본격 타임슬립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참 신기한 것이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어요. 뻔한 전개라고 넘겨 짚는 사람들은 타임슬립의 매력을 그냥 모른다고 봐야 해요. 왜냐하면 타임슬립은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백만 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이야기 보따리거든요. 과거 혹은 미래로 이동하여 현재의 상황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수 있다는 점, 물론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복잡하지만, 문학적 상상력으로 보면 굉장히 신나는 모험이라서 매번 빠져들게 되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 진혁은 한때 면도칼이라 불리던 건달인데 지금은 폐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예요. 우연히 교통사고가 나서 앞차 상태를 확인하다가 트렁크 안에 들어 있는 수십 켤레의 하이힐을 발견하는데, 이때 갑자기 도망가는 운전자를 무작정 쫓아가던 진혁은 '어제'로 시간여행을 가게 되는 이야기예요. 오늘은 시한부 환자인데, 어제로 간 그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거예요. 과연 진혁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요. 바로 이 과정이 쫄깃쫄깃, 재미있네요. 늘 그렇듯이, 악당은 만만치 않아요. 연쇄 살인마의 등장은 정말 오싹해지는 공포가 있어요. 저세상 공포랄까요. 암튼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건달인 줄 알았는데 나쁜 놈으로 치면 한 수 위, 연쇄 살인마와의 대결이라니, 그것도 시간을 거슬러서 희한하게 꼬였네요. 쫓고 쫓기는, 우와, 이런 타임슬립 시간여행은 웬만한 담력으로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니 손에 땀을 쥐면서 이야기를 즐기는 거죠. 책 표지를 보자마자 느낌 팍, 트렁크 안에 있는 빨간 하이힐들에 그만 낚이고 말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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