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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 - 호기심이라는 배를 타고 ‘우리’라는 섬에서 ‘그들’의 세계로
스콧 시게오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우리가 겪은 일들은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았어요.
처음엔 불안과 공포감을 느꼈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네요. 명백한 내란사태에도 불구하고, 내란수괴를 지지하며 온갖 혐오 발언과 거짓 주장, 선동을 쏟아내는 소수의 무리들을 보면서 마음의 문이 닫혀버렸네요. 어쩌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분열과 갈등의 단계로 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상종할 수 없는 것들과의 단절 선언, 그게 최선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움직였네요.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외계인 이야기가 아니라 깊은 호기심을 실천하는 탐색자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전문 강사로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호기심에 관해 강의하고 UC버클리에서는 호기심을 연구했고, 지난 5년간 공공 선 과학 센터에서 일하며 호기심이 사회적, 정치적 분열을 해소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철저히 연구했다고 해요. 흥미로운 점은 연구를 위해 저자가 직접 뛰어들어 자신과 완전히 반대편 사람들을 만났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집회에 참석했을 때는 그들에 대한 고정 관념이 깨졌다고 해요.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그들에게서 공통된 인간성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여기서 핵심은 호기심이에요. 호기심이 교류를 위한 다리를 놓아줬고, 주변 사람들의 인간됨에 더 가까이 다가갈 용기를 내도록 만들었다는 거죠.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고, 눈여겨봐두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주어서 그들이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깊은 호기심이라는 거예요.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는 호기심이 줄어든, 이른바 '무관심의 시대'가 되어 단절되었다고 느끼거나 목적이 없거나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저자는 무관심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호기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모든 교류와 변화의 원동력이자 지극히 인간적인 무언가가 '깊은 호기심'이며, 이 책에서는 깊은 호기심의 실천법과 도구인 'DIVE 모델'을 소개하고 있어요. 깊은 호기심으로 가는 길 위에는 두려움, 트라우마, 시간, 거리라는 네 가지 과속 방지턱이 있지만 잠시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니 속도를 조절하며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돼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누군가에겐 그들이 별에서 온 외계인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인종, 젠더와 성적취향, 장애, 신앙, 기타 등등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드러내는 건 폭력이에요. 물론 우리가 지닌 많은 편견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온 가정환경과 문화적인 배경의 영향으로 깊게 뿌리 내린 경우라서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스스로 편견을 인식하고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바꿀 수 있어요. 편견이라는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게 만드는 것이 호기심이며, 진심에서 우러난 깊은 호기심이 한 사람의 인생뿐만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저자의 생생한 체험과 연구 사례를 통해 알게 됐어요. 사이좋게 공존하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놀라운 DIVE, 더 깊이 뛰어들 준비가 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