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배달합니다
최하나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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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땀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네요.

주인공 여울의 구슬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이야기, 《온기를 배달합니다》는 재미와 감동 그 자체네요.

이 소설은 스물여섯 살, 김여울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으로 일반 회사 대신에 요구르트 배달원이 된 이야기예요. 대개 중년 아줌마들이 주로 하는 일이라서 20대인 여울에겐 사람들의 시선, 편견 때문에 힘들 텐데도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여울을 보면서 MZ 캔디 같더라고요. '요구르트 언니'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오히려 인스타그램에 "#새벽출근 #공기웬일이니 #요구르트언니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업로드하는 것이 당당해보여서 좋았어요.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 실상 현실에서는 안 그렇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여울의 선택과 행동이 특별하고 멋져 보인 것 같아요. 평범한 20대, 요구르트 언니 여울의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로울 줄 몰랐어요. 어쩐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 없이 나타난다는 홍반장'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랄까요. 물론 홍반장처럼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능력자는 아니지만 여울에겐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장점이 있어요. 늘 밝고 명랑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심성 때문에 몸은 늘 고단하지만 마음은 부자라는 것. 원래 3년 안에 1억을 모으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정했는데 요구르트 배달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인연들 덕분에 돈 대신에 마음을 잔뜩 모으게 되는 이야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르트뿐 아니라 온기를 배달하는 여울의 활약상을 보면 저절로 미소 짓게 돼요. 열심히 일하면서 흘리는 땀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를 여울에게 배운 것 같아요. 요구르트 아줌마가 타고 다니는 전동카트, 여울은 그걸 콩콩이라고 부르는데, 평지에서는 수월하게 다니지만 경사진 길에서는 직접 밀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전동카트로 이동하는 모습만 봐서 요구르트 배달이 쉬운 줄 알았는데 경사진 산동네를 맡게 된 여울을 보면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구나 싶었네요.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안 한다는 편견을 뒤집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여울의 모습이 그 자체로 감동인데, 본인의 일도 아닌데 남을 돕는 모습은 완전 천사처럼 보였어요. 각박한 세상 탓만 했는데 어딘가에 여울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하니 기쁘더라고요. 희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배운 것 같아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별건가요, 여울처럼 주변을 온기로 채우는 이들이 누군가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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