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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각과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은 크고 깊을수록 좋다는 것을 알려준 유선경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어요.
전작에서는 우리를 '어휘력'의 세계로 초대했다면, 《질문의 격》은 '질문'이라는 세계로 안내하고 있어요. 어릴 때는 '질문'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배운 적이 없어요. 오히려 입을 다물고 어른들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고 배웠더랬죠. 그렇게 어른이 되고 나니 제대로 질문하고 제대로 답을 듣는 능력이 결핍된 것 같아요. 스스로 부족함을 아는 것,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배움의 시작이네요. 먼저 저자는 왜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하는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문장에 '왜'를 넣는다고, 문장 끝에 물음표를 매달아 놓는다고 다 질문이 될 수 없다. 질문에는 목적과 방향이 있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답을 찾거나 문제를 파악해서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는 것이다. ... 불평, 불만, 비난이거나 무턱대고 투척해서 뭐라도 걸려라 하는 말 미끼는 질문이라 할 수 없다. 잘못된 질문은 대화하기 싫게 만든다. 할 말 없게 만든다. 심지어 갈등이나 불화를 조장한다. 옳은 질문은 대화하고 싶게 만든다. 질문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열게 하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태도를 다듬어준다. 이 차이가 질문의 격을 결정한다." (23p) 근래 대선 TV 토론에서 한 후보자의 잘못된 질문이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 정작 발언 당사자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데다가 상대를 공격하려는 의도를 갖고 언어적 폭력을 저질러놓고 본인의 말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 태도는 매우 격이 떨어지는 행태였네요. 어른의 어휘력과 질문의 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네요.
저자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수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악'의 근원은 "말하기의 무능함, 생각하기의 무능함,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함." (60p) 이기에, "무사유의 인간은 결코 질문하지 않는다. 바꿔 말해 올바로 말하기와 생각하기에 힘쓰고 있다면 그 자체로 악에 저항하는 영웅적 행보이다." (61p) 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묻지도 따지지도, 생각하지도 않는 무능함이 악의 통로가 된다는 거예요. 너무도 소름끼치는 역사의 교훈인 거죠. 아인슈타인은, "내게 세상을 구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를 정의하는 데 쓰고 나머지 5분을 그 문제를 푸는 데 쓰겠다."라고 말했어요. 우리 앞에 놓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옳은 질문을 통해 궁극의 답을 찾을 수 있어요. 따라서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면 내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질문하는 능력은 어휘력, 문해력, 사고력과 함께 꾸준하게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는데, 이 책속에 나오는 다양한 질문에 답을 적어가면서 배울 수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