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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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획기적인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이면에 도사린 위험들은 피부로 와닿지 않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는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에 관한 책이에요.

그동안 AI 위험성을 바라보는 관점은 AI가 가져올 실존적 위험과 지금 당장 발생하는 현실의 피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였어요. 이미 일상에 스며든 AI는 우리의 비판의식을 마비시킨 게 아닌가 싶어요. 어느새 익숙해진 편리함 때문에 AI 실존적 위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 보여주는 AI 노동자들의 현실은 시스템의 불평등과 부정의로 요약할 수 있어요. 저자들은 AI 발전에 기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현실, 그들의 노동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의 현실, 노동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 주석 작업자, 콘텐츠 검수자, 머신 러닝 엔지니어, AI 윤리학자, 물류 노동자, 노동 조직가, 투자자 등 200명 이상의 사람들과 인터뷰했다고 해요. 이들 노동자가 수행하는 업무와 일상을 살펴봄으로써 AI 개발 과정에 인간 노동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은 흔히 인간지능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불린다. 이는 인간의 사고 과정을 재현함으로써 지능을 해결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책에서 발전시킨 관점에서 보자면, AI는 추출 기게에 가깝다. ... AI는 광범위한 인간 노동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날의 AI가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한다는 개념은 거짓이며, 정교한 AI 소프트웨어도 수천 시간의 저임금 노동이 투입된 결과물이다. 추출 기계는 물리적 자원과 노동뿐만 아니라 훈련 데이터세트에 녹아 있는 인간 지능을 먹고 자란다." (21-23p)

AI 기업의 지배구조는 독재적인 권력자의 모습을 닮았어요.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AI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되고, 이 목표가 AI의 발전 방향과 노동 조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노동자 착취 구조가 형성되는 거예요. 보이지 않는 노동자라고 표현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일곱 명의 인물 중 투자자를 제외한 노동자들은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위해, 시스템이 변화하고 가치와 권력이 보다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AI 생산 네트워크에 드리워진 제국주의적 유산을 청산하려면 엄격한 법적 규제가 도입되어야 해요. AI 산업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공통의 윤리적, 법적 기준이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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