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답사 0번지 영암 - 월출산의 신령스런 기운이 가득한 고장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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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요. 전국 곳곳에 자리한 명소들을 제대로 몰라 봤네요.

살아본 적 없는 지역도 여기나 거기나, 별다를 것 없는 생활터전이라고 여겨서 익숙하니까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눈을 씻고 찾아보면 아름다운 고장들이 즐비하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신령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고장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남도 답사 0번지 영암》은 송일준 PD가 들려주는 천년고을 영암 이야기 책이에요. 단순히 여행서라고 소개하기엔 부족하고, 저자의 고향 영암을 답사하며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자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전설,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인문여행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애정이 예전만큼 절절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잊고 있던 것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영암에서 태어나 여섯 해를 산 고향이지만 반세기 넘게 서울에서 살아온 저자가 문득 방송인 생활 막바지, 광주MBC 사장으로 재직할 때에 주말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남도 각지를 다니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고향의 모습을 찾았다는 것이 이 책의 본질인 것 같아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는 것.

영암이라는 지명은 한자로 신령한 바위를 뜻하는데,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 사람들이 조선땅에 큰 인물이 날 것을 우려해 월출산 꼭대기에 있는 세 개의 동석(움직이는 돌)을 절벽으로 밀었는데, 그 중 하나가 꼼짝하지 않아서 영석(신령스러운 바위), 영암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거예요. 억지스럽게 중국을 끌여들여 지어낸 설화나 전설을 곧이곧대로 믿진 않지만 옛날부터 이 고장 사람들이 월출산을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어요. 드넓은 들판 위에 솟아오른 웅장한 바위산 위로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뜬 풍경, 이것이 월출산의 위용이자 영암의 상징이 된 거예요.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 어딜가나 흔하게 볼 수 있어서 몰랐을 뿐이지 하나하나 깊이 들여다보면 아름답고 영험한 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네요. 저자의 남도 답사에서는 영암의 월출산을 중심으로 구석구석,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장소들과 영암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어쩐지 영암은 시작일 뿐, 전국에 숨은 명소들을 찾아 떠나는 답사가 계속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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