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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ㅣ 특서 청소년문학 44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5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니, 특별한 초대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김하연 작가님의 《시간을 건너는 집》은 청소년들을 위한 이야기예요.
제목에서 짐작하듯, 소설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신비로운 '시간의 집'과 이곳에 초대받은 아이들이 주인공이에요.
초대장은 '하얀 운동화'예요.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떻게 전달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하얀 운동화를 선물받은 아이들이 그걸 신으면 눈앞에 '시간의 집'이 나타나는 거예요. 8월의 어느 날, '시간의 집' 문이 열렸고, 네 명의 아이들이 초대를 받았어요. 중2 박자영, 중2 신이수, 고2 김강민, 고2 김선미, 각자 사는 곳도 다르고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남인데 무슨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을까요. 세상 일은 신기하게도, 겉보기엔 우연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 첫인상만으로 판단하지 말 것.
'시간의 집'에서 정한 규칙을 잘 지킨다면 12월 마지막 날 오후 다섯 시, 네 명의 아이들은 '과거의 문, 현재의 문, 미래의 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자영, 이수, 강민, 선미는 어떤 문을 열게 될까요. 그 문을 통과하고 나면 '시간의 집'에서 지냈던 모든 기억은 사라지는데... 물론 그 기억을 잃고 싶지 않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예전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면 없애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단언할 수가 없네요. 트라우마 경험이 원인이 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에요. 기억이 사라진다면 그 경험은 존재하지 않는 거니까요.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자영, 이수, 강민, 선미의 마음이 되어 생각해봤어요. 각자의 고민은 다르지만 또래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 어른들의 도움으로 나아질 수 있어요. 반항적이고 비뚤어진 아이를 탓하기 전에 어른들이 먼저 따뜻하게 사랑으로 보듬어줘야 한다는 걸, 새삼 반성하며 읽었네요. 5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다시 만난 '시간의 집'에서 씩씩하고 멋진 아이들 덕분에 '함께'라는 강력한 힘을 배웠네요. 어딘가에 존재하는 '시간의 집', 어쩌면 우리는 그곳의 문을 통과하여 지금 여기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