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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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꼬부랑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어쩐지 전래동화처럼 친근하면서도 재미있어요.

그 이유는 매력적인 주인공 - 아직 정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 덕분일 거예요.

《기기묘묘 방랑길》은 박혜연 작가님의 한국형 판타지 소설이에요. 여기서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건 앞서 말했듯이 전래동화의 요소를 갖췄기 때문이에요. 옛날 옛적, 이 땅에 호랑이와 여우가 뛰놀던 시절의 신기하고도 요상한 이야기거든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그렇게 우리 옛 것이 좋더라고요. 이 소설에서는 여우의 자식으로 알려진 '사로'라는 인물이 등장해요. 호리호리한 체형에 새하얀 얼굴, 길게 묶어 내린 붉은 머리까지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은 모습과 아우라를 풍기는데 여우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소문이 자자해요. 지금 기준에도 강렬한 머리색인데 그 옛날에 붉은 머리라니, 죄다 검은 머리인 사람들 틈에서 너무나 눈에 띄는 존재네요. 암튼 눈동자도 옅은 갈색이었다가 어느 순간 황금색으로 빛날 때가 있는데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신묘한 능력으로 속마음을 읽어내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 둔갑한 구미호와는 달리 '사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신비로운 존재라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사로'는 알면 알수록, 기껏해야 일곱 편의 이야기로 만난 것이 전부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존재인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사로에게 푹 빠진, 음,,, 홀린 걸까요.

책 띠지에 '전국 팔도를 떠도는 조선판 셜록과 왓슨의 등장! 양반과 요괴 콤비가 길 위에서 만난 기묘한 이야기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사로'가 셜록이라면 그 곁에 있어야 할 왓슨은 '효원'이네요. 효원은 세도가 윤씨 집안의 막내아들로 열일곱 살이 되었는데, 어릴 적에 병치레를 한 뒤로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건장한 청년이 되었네요. 효원은 어릴 적 친구인 지형의 집에 금두꺼비가 제 발로 뛰어나간 사건을 듣고, 오지랖이 발동하여 이상한 일을 해결해준다는 '사로'를 찾아가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네요. 이 사건을 계기로 '사로'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 유랑길을 나선 효원은 금두꺼비 못지 않은 기묘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그때마다 '사로'의 활약이 놀라워요. 난생처음 집을 떠나게 된 도련님, 효원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진짜 어른이 되어가네요. 세상 인연이란 우연인 듯 다가오지만 돌아보면 이미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더라고요. 사로와 효원의 기묘한 방랑길, 다음 이야기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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