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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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MBTI 가 모두 다른 여자 4명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는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4인 4색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 장편소설이에요. 처음엔 송사리 하우스라는 이름이 조금 촌스럽게 느껴졌는데, 풋풋한 청춘들의 집이라는 점에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외관상으로는 빨간 지붕의 2층 단독주택이라서 원래 건물명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하루카가 처음 이사 왔을 때 현관 밖 바로 옆에 둔 항아리 안에 송사리를 보고 이름을 붙인 것이 지금은 모든 입주민에게 통용되고 있어요. 태어난 곳도 살아온 환경도 달라서, 여자라는 공통점 말고는 겹치는 게 거의 없어 보이는 네 사람의 고민과 사연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예요. 책 띠지에 크게 적혀 있는 '일본판 청춘시대'라는 문구를 보며 짐작은 했는데, 역시나 오래 전에 봤던 드라마 '청춘시대'가 떠오르더라고요. 20대 여성들의 셰어하우스, 그녀들의 동거가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 듯 닮아 있는 청춘의 불안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신기하게도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바다 건너 일본에 살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공감되더라고요.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 문화적인 분위기가 우리와 비슷해서일까요, 저마다 고민은 다르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송사리 하우스는 원래 유즈의 아버지 소유라서 유즈가 집주인 역할을 하고 있고, 유즈와 하루카는 알바생과 손님으로 친해진 인연이 있고, 하루카와 가에데는 부서는 다르지만 같은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입주하게 된 거예요. 연극 무대에 서는 무명배우인 나치는 마지막 입주자로 별다른 인연 없이, 순전히 앱을 통해 입주하게 된 사이예요. 어언 1년, 큰 문제 없이 무난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갑작스러운 통보가 왔어요. "저어, 오늘 아버지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이 집, 없어집니다." (10p) 유즈도 당황할 정도로 미리 알지 못했던 상황인 거죠. 네 사람 모두, 평생 같이 살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한 적이 없겠지만 같이 살면서 든 정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가족이 별건가, 한솥밥 먹고 마음을 나누면 가족이지 싶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최근 읽은 김영하 작가님의 책에서, "대체로 젊을 때는 확실한 게 거의 없어서 힘들고, 늙어서는 확실한 것밖에 없어서 괴롭다. 확실한 게 거의 없는 데도 젊은이는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는 채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이 오히려 판단을 어렵게 하는데, 이렇게 내려진 결정들이 모여 확실성만 남아 있는, 더는 아무것도 바꿀 게 없는 미래가 된다. 청춘의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라는 문장처럼, 흔들리는 청춘들의 진한 2년, 찐한 인연의 이야기는 각자 인생의 답을 찾는 좋은 단서가 된 것 같아요. 청춘은 바로 지금, 청춘을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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