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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3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이먼 케이 작가님의 SF 장편소설, 《홀랜프》의 세 번째 책이 나왔네요.
지구를 침공한 외계 생명체 홀랜프와 맞서 싸우는 일곱 명의 아이들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처음엔 제대로 훈련받지 못해 서툰 모습을 보였는데, 어느덧 아이들은 성장하여 어빌리스라는 놀라운 능력으로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뜻밖의 존재가 등장하는데, 일명 꼬마 홀랜프를 보면서 어떤 기시감이 들었네요. 인류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 과연 적은 누구일까요.
외계인 홀랜프가 지구인들을 자신들과 유사한 몸으로 변환시켜 새로운 종족인 페카터모리를 만들었고, 인간들은 고도의 정신과 감각을 끌어올려 어빌리스를 얻으면서 어빌리스 능력자들이 생겼어요. 홀랜프와 전쟁을 끝낸 인간들은 남은 외계인 홀랜프를 제거하고 페카터모리를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홀랜프가 되어버린 페카터모리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요. 이 장면이 유독 인상에 남았어요.
"우리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희가 뭔데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거야?
우리에게는 판단해주는 홀랜프가 있었어! 잘 살도록 필요한 건 무엇이든 다 제공하고 해결해주었다고! 잘났다는 인간들이 무기처럼 쓰던 사적 소유도 철폐하고 생산수단도 다 공유화시켰잖아! 계급이 없는 평등한 사회로 가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너희 인간들이 뭐라고 그런 완전한 사회를 막는 거야! 인간 따위가 뭔데 같은 인간을 지배한다 통치한다 하면서 같잖은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고! 인간을 통치하는 건 홀랜프여야 해! 오직 홀랜프가 지배해야 세상은 평화로워지는 거야! 인간이 아니라고! 알아? 너희가 뭔데 우리가 선택한 평화를 깨는 거야?" (197-198p)
분명 미래 세계를 다룬 SF 소설인데, 자꾸만 현실 세계를 겹쳐 보게 되더라고요. 나라를 팔아 넘긴 매국노들, 자기들만 살겠다고 홀랜프에게 복종하며 인류를 배신한 자들에게 분노가 치미는 건 당연한 반응일 거예요. 홀랜프 3차 전쟁 승리 후에 홀랜프와 페카터모리를 완전히 멸종시키지 않고 살려둔 것은 그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뽑아내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미 변절한 페카터모리의 육체를 인간으로 돌려놓는다고 해서 진짜 인간으로 회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어요. 확연하게 이질적인 모습을 가진 홀랜프였는데, 점차 익숙해지면서 그들을 향한 적대감이 다른 감정으로 바뀌더라고요.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치열하고도 험난한 여정... 신성한 종의 수호자는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요.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자,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해요. 그러니 매번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잊지 말아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