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바일라 22
박현숙 지음 / 서유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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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누군가 내게 물었어요. 미운 사람이 있느냐고.

생각해보니 지금은 미운 사람은 없고, 싫은 사람은 있더라고요. 마음 속에 미움이 몽땅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 미움이 도리어 내게 독이 된다는 걸 깨달은 뒤로는 달라졌던 것 같아요. 박현숙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어릴 때의 나를 소환시켜, 어설프게 덮어뒀던 작은 상처들을 어루만지게 되네요. 그때 다독여주지 못했던 마음들은 어디에 꽁꽁 숨어 있었던 걸까요. "못 찾겠다, 꾀꼬리! 나와라~" 그 숨겨둔 마음을 마주하며 이제는 웃을 수 있지만 지금 미운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을 건네주고 싶네요.

《네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는 박현숙 작가님의 장편소설, 따끈한 신작이네요.

소설은 우리에게 누군가 지독하게 미워서, 그 애가 쫄딱 망하는 걸 보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참, 마음 타령만 하니까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하기 어렵죠? 일단 박현숙 작가님의 이야기는 재미있어요. 신기한 운동화가 등장하거든요.

"혹시 이 운동화······."

"네가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게 있어서 네게로 간 거야. 네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시작될 거야. 네가 원하는 일이.

그런데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면 네가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을 걸? 그때는 딱 하나의 방법밖에 없지." (47p)

주인공 장선은 여름방학 한 달 동안 운동화 전문세탁소에서 수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우연히 명품 운동화 한 켤레를 갖게 되면서 묘한 일들을 겪게 되는 이야기예요. 운동화에 숨겨진 비밀은 뭘까요. 사람 속을 박박 긁어대는 서랑이 때문에 괴로운 장선은 짜증을 내다가 점점 미움이 커지게 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더니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 거예요. 자꾸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 이래서 멈출 수가 없다니까요. 우리에게 신기한 운동화를 통해 각자 깊이 숨겨둔 마음을 꺼내게 만드는, 멋진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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