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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불시착 2 - 진짜 백석의 재발견
홍찬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시인 백석의 삶을 다룬 소설이 나왔어요.
《백석의 불시착》은 홍찬선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저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백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직접 답사하고, 그와 관련된 책과 자료들을 통해 확인된 백석의 삶을 그려내고자 이 소설을 썼다고 하네요. 자세한 팩트 체크는 부록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2권에서는 여문인 3인방, 노천명과 윤혜정, 최선숙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해 백신애 소설가, 손기정 마라토너 등 동시대를 살았던 여러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들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윤동주 시인이네요. 백석은 윤동주에게 쓴 편지에 <힌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를 적어보냈고, 윤동주가 답장으로 적어보낸 것이 <별헤는 밤>이었다고, 그러나 전해지지 못한 편지로 인해 잠시 끊겼던 인연은 <쉽게 쓰여진 시>로 다시 이어졌다고 하네요. 백석 시인은 동료 시인의 시집을 소개하는 글에서, "시인은 슬픈 사람입니다. 세상의 온갖 슬프지 않은 것에 슬퍼할 줄 아는 혼입니다. 외로운 것을 즐기는 마음도, 세상 더러운 속중을 보고 친구여 하고 부르는 것도, 태양을 등진 거리를 다 떨어진 병정 구두를 끌고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는 마음도 다 슬픈 정신입니다. 시인은 진실로 슬프고 근심스럽고, 괴로운 탓에 이 가운데에서 즐거움이 그 마음을 왕래하는 것입니다." (106-107p)라고 썼다는데 이보다 더 시인을 잘 설명하는 글이 또 있을까 싶네요. 슬퍼하며 우는 것은 선한 마음을 지녔다는 증거인 거예요. 악한 사람은 울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악한 사람이 우는 것은 가짜 눈물, 위선일 뿐이에요. 시대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며 우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것, 그 시인들이 피를 토하듯 써내려간 시들이 뜨거운 눈물이 되어 우리들의 마음을 적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 소설의 마지막은 해방 이후 조만식 선생을 따라 '김일성 장군 환영회'에 참석해 러시아어 통역을 맡은 백석 시인이 김일성을 만나게 되고, 조만식의 비서를 하면서 사사건건 김일성을 반대하며 대드는 백석과는 달리 김일성에게 충성하며 권력의 맛을 들인 문경옥의 유학 소식으로 듣고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끝이 나네요. 월북 시인이라는 이유로 우리 문학사에서 한동안 지워졌던 사람, 해방 이후에는 시인보다는 번역가의 삶을 살았으나 당이 원하는 시를 쓰지 않은 탓에 쫓겨나면서 북한 문학사에서도 이름이 지워진 사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이제 우리는 그를 백석 시인이라 부르며, 그의 시는 영원히 기억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