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 자체가 싫어서가 아니라 직업 특성상 좋지 않은 일로 만날 확률이 높은 사람들, 이를 테면 변호사를 만난다는 건 법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일 테니, 골치 아픈 일들이 덜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에둘러 표현한 거예요. 뭐든 뜻대로 다 된다면야 괴롭고 힘든 일은 모조리 피하면 그만이겠지만 삶이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요. 우연히 변호사님에 대해 알게 됐고,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생생한 삶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네요.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는 조우성 변호사님의 두 번째 에세이, 'LOGOS 일과 선택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저자는 28년간 법조 생활을 하면서 가장 깊은 통찰을 얻게 된 순간들은 선택의 갈림길에서였다고 이야기하네요. 수많은 의뢰인들이 마주한 결정의 기로에서 함께 고민하다 보니,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이며,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로고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책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크고 작은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 있어요. 법에 관한 명언 중 가장 와닿는 내용은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이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법의 목적은 평화이며 그것을 위한 수단은 투쟁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에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더 곤란을 겪는 일이 생기는데, 이러한 불상사를 막으려면 약자 스스로 노력하여 권리를 쟁취해야 해요. 법률에서 선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아는 '착한 마음'이란 의미가 아니라 '어떤 사실을 모르는 상태'를 뜻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자는 "선의는 법률 앞에 통용되지 않는다"라는 법언을 언급하면서 우리에게 진짜 좋은 뜻, 선의를 지키고 싶다면 더욱 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에요. 속아서 당하고, 몰라서 억울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반드시 법 상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여 똑똑한 차원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워가는 경험과 그 속에서 얻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니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 것, 우리 모두는 넘어지면서 제대로 걷는 법을 배웠으니까요. 이미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거예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