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 -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칸트, 키르케고르
에이미 리 편역 / 센시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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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몇 년 전부터 철학책을 자주 읽게 되네요.

철학을 배워야 할 이유를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며 서서히 깨닫게 된 거죠.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려면 올바른 나침반이 필요하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은 다섯 명의 철학자가 쓴 책에서 뽑은 아포리즘으로 구성된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칸트, 키르케고르, 다섯 명의 철학자로 나누어 그들이 남긴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엮은이가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은 철학 공부를 하듯이 읽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철학하는 시간이에요. 다섯 철학자들의 문장을 읽고, 직접 쓰는 과정 속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크게 보면 '어떤 인생을 살기 위해 애써야 할까요?'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인 거예요. 각자의 사정이 다르고 고민이 다르겠지만 삶의 무게를 버텨내는 힘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쇠렌 키르케고르는 "위험이 너무 커서 죽음조차 희망이 될 때의 절망은 죽을 수조차 없는 완전한 절망이며, 완전한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274p) 라고 했어요. 우리 모두에겐 피할 수 없는 삶이 주어졌고, 인간은 존재하는 한 불안할 수밖에 없으니, 그 절망과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두려움을 떨치고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해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당신은 지금을 살면 된다, 그거면 된다." (92p) ,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법 하나. 현재에 관한 생각과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적절히 배분한다.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집중한 탓에, 다른 한쪽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라." (122p) 라고 했어요. 단편적인 문장만으로 심오한 인생의 답을 단번에 알아낼 수는 없어요. 눈으로 읽는 것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시간이 더 걸리고, 손으로 쓴 내용을 내 것으로 흡수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은 내려놓아야 해요. 천천히, 철학자의 문장을 통해 나 자신과 삶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의 시간인 것 같아요. 철학을 어렵다고 느끼는 건 철학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철학은 지식이 아니라 삶 그 자체, 그러니 살아가며 익혀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사철제본으로 되어 있어서 필사하기도 편하고, 멋진 철학 필사책이 생겨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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