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의 흔들림 -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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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당연히 같은 생각을 할 거라는 착각으로 내뱉은 말들이 다툼의 불씨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말 때문에 생긴 오해는 말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럴 때는 진심을 담아 꾹꾹 적어내려간 편지가 도움이 되기도 해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심전심을 조심해야 되더라고요.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있고, 말하면 할수록 꼬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잘 표현하는 일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언제든지 필요할 때 자신의 마음을 꺼내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먹의 흔들림》은 미우라 시온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먼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을 상상했는데, 첫 장을 펼치니 21세기 도쿄를 배경의 현대소설이었네요. 기대와 다른 설정에 살짝 실망할 뻔 했지만 독특한 캐릭터의 두 사람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네요. 도쿄에 위치한 미카즈키 호텔에서 일하는 쓰즈키가 고객 요청으로 초대장에 붓글씨로 적는 대필 일을 맡기려고 필경사이자 서예가인 도다를 찾아간 것이 첫 만남이에요. 격식을 갖춰야 할 문서를 손으로 직접 적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필경사라고 한대요. 붓글씨를 쓰던 조선시대가 아닌 현대시대에 필경사가 존재한다는 건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컴퓨터가 발전하기 전에는 관공서에 일하는 필경사가 많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작성하는 국가직 공무원인 필경사가 유일한 대표직군으로 남은 것 같아요. 암튼 요즘 세상에 붓글씨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데, 이 소설에선 쓰즈키가 도다와 함께 편지 대필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색달랐네요. 달라도 너무 다른 성향의 쓰즈키와 도다를 보면서 서로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겉으론 얼마든지 가깝게 지내고 친한 듯 지낼 수 있지만 진심이 통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없더라고요. 우연으로 이어진 관계를 좋은 인연으로 만드는 길은 무엇일까요. 먹의 흔들림이 제게 던진 질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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