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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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네요.

손석희 앵커와 함께 <앵커브리핑>을 썼던 작가, 바로 그 김현정 작가님의 책이라고 해서 반가웠어요. 똑같이 '작가'라고 부르지만 시사작가는 왠지 딴세상 사람처럼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도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일 거예요. 모르니까 신비롭달까요.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글쓰기를 해온 이현정 작가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저자는 "글을 쓰며 버텨온 시간의 기록"이자 "긴 시간 글쓰기를 고민하고 때론 패배해온 방송작가의 경험",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소박한 응원가" (15p) 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앞서 걸어간 선배의 따스한 조언이 될 내용이고, 수많은 독자들 입장에선 글쓰기라는 세계를 엿보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글 못 쓰는 방송작가라는 겸손한 고백과 글쓰기가 여전히 두렵다는 저자의 마음이 조금 이해되는 건 방송작가로서의 시작을 손석희 앵커와 함께 했다는 사실 때문이에요. 매일 앵커와 1대1 다이렉트 방식으로 원고를 작성해가는 구조였으니 그냥 상상만으로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고치고, 또 고치고, 반드시 더 잘 쓰고야 말겠다는 다짐, 어떻게든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다는 신입작가의 상황이 너무 짠하면서 공감되어 피식 헛웃음이 나오더라고요. 하는 일이 다를 뿐이지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 방송작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막연한 환상이 있었고, 대단한 에피소드를 기대했던 마음이 살짝 있었는데, 오히려 작가의 현실을 알고 나니 더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하루하루 글을 써서 마감하고 산다는 건 피말리는 일, 그래서 실력을 내세우지 않고 맷집과 끈기를 이야기했던 거네요. 무엇보다도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했던 베테랑 작가님의 속내를 이해했네요. "잘 쓰는 글은 문장이 좋은 글이 아니라 상대방을 헤아려 쓰는 글이라고 나는 믿는다. 방송에선 시청자가 그렇다. 글을 쓸 때는 독자가 대상이다. 정말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났다면 근사한 말이나 대단한 경험담을 늘어놓기보다 그의 눈동자에 눈을 맞추며 끄덕이고 공감해주기. 이것이 제대로 된 글쓰기다." (35p) 직장인의 업무로서의 글쓰기뿐 아니라 일상에서 쓰는 손편지, 문자 하나에도 정성스럽게 마음을 담을 줄 아는 작가님 덕분에 글쓰기 비법의 핵심을 배웠네요. 중요한 건 일단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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