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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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시간이 왔네요.

신기하게도 봄은, 부지런한 식물들 덕분에 우리 몸의 감각들이 함께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평소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산책길에 만나는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식물에 관한 책도 마찬가지네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는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농학 박사이자 식물학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이에요.

식물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어렵고 딱딱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딱 좋은 구성이네요. 책의 구성만 봐도 30가지 식물들을 귀엽고 깜찍한 그림으로 표현해서 따스한 동화책 분위기를 풍기지만 설명된 내용은 식물학자가 알려주는 신기한 식물의 세계라서 유용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당당하게 붙인 이유가 있었네요. 그건 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때문이에요. 식물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해도 네잎클로버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저 역시 네잎클로버를 좋아해서 토끼풀만 보면 찾느라 바쁜데,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가 상처의 흔적이라고?" (46p)라는 내용을 보니 궁금증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원래 세 잎이 대부분인 토끼풀이 네 잎이 되는 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추정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잎의 바탕이 되는 부분이 손상되며 생긴다는 거래요. 그래서 네잎클로버를 잘 찾고 싶으면 길가나 학교 운동장처럼 발에 밟히기 쉬운 장소를 뒤지는 것이 숨은 비결이라고 하네요. 세잎클로버인 토끼풀의 꽃말은 '행복'이고, 수시로 밟혀서 상처 입은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인 것이 매우 철학적인 깨달음을 주네요. 봄에 만날 수 있는 제비꽃, 봄망초, 살갈퀴, 개보리뺑이, 봄부터 초여름에 볼 수 있는 냉이, 떡쑥, 토끼풀, 여름에 만나는 닭의장풀, 긴잎달맞이꽃, 애기땅빈대, 연꽃, 쇠비름,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강아지풀, 금장동사니, 쇠무릎, 도꼬마리, 비짜루국화, 왕과, 수크령, 참억새, 물옥잠, 칡, 염주, 개여뀌, 가을에는 도깨비바늘까지, 이미 익숙한 식물들과 새롭게 알게 된 식물들의 숨은 매력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동네 놀이터 옆 화단이나 공터에서 흔하게 자라던 식물들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잡초로 여겨져서 무참히 뽑히는 식물들, 근데 누가 잡초라고 정해놓은 걸까요. 인간의 기준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아름답고 소중해요. 그동안 제대로 몰라줘서 잡초 취급을 했던 식물들에게 미안해지네요.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식물에 대한 지식이 조금 더 쌓였고, 관심과 애정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 봄과 여름, 가을을 지나며 만날 때마다 기쁘게 반겨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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