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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는 이누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앞서 읽었던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스핀오프 작품이라서주인공 히마리를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세상 일이란 한 면만 보고서는 판단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의문의 남자 아츠키 덕분에 살아난 히마리, 하지만 그는 히마리가 4년 후 죽을 거라 예언했고, 히마리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을 하는데... 마지막 4년째 겨울, 히마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역시 운명은 바뀌지 않았어. 올겨울, 넌 죽게 돼."
"사슬의 색을 바꾸라고 했잖아. 바뀌지 않았어?"
"사슬은 인연을 나타내. 너와 엮인 누군가의 거짓말 때문에 올 겨울 너는 절망과 직면하게 될 거야." (280p)
사랑했던 남자의 거짓말,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된다면 과연 그 진실을 견딜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인정하기 싫은 것 같아요. 그럴 리 없을 거라고, 믿고 싶은 것을 진실이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하지만 진실은 결국 밝혀지는 법이죠. 대부분의 거짓말은 배신이기에 속는 쪽에서는 큰 상처를 입게 되지만 반대로 거짓말을 하는 입장도 생각해봐야 해요. 무엇때문에 거짓말을 했는지, 어떤 이유로 진실을 숨겨야 했는지, 그 이면을 바라볼 수 있어야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어요. 겨울을 지나야 봄이 오듯이, 절망과 직면해야 희망을 찾을 수 있어요. 당장은 어떤 선택이 옳은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아요. 진심, 그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의외로 답은 선명해지네요. 운명을 바꾸는 일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어쩌면 우리는 운명보다 더 강력한 힘을 이미 갖고 있는 걸요.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그것, 우리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한때 사랑한 것들이 고통과 슬픔을 준다고 해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알고 있어요.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마지막 장면을 보며 웃을 수 있었네요.
